낯짝 주름이라도
이태호
늙은 이마 바라보며 다랑이 생각한다
수십 년은 더 살 수 있다는 백세 시대
주름이나 지우려고 피부과에 갔다가
까만 파리똥 같은 점만 몇 빼고 왔네
까닭인 즉 언젠가 나 죽어 귀천할 때
지상으로 떨어져서 어떻게 살았냐고
하늘님이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건가
꽃 속에서 꿀만 빨다 왔다 할 것인가
한철 뻐꾸기처럼 알박기 땅 엿보다
짚는 곳마다 허방만 짚다 왔다 할 건가
아니면 뜬구름 쫓다 염천 볕에 그을린
삼류 시인이었다고 한 자락 깔아볼까
그래도 내 깜냥 치열하게 살았다며
무어라도 내밀어야 면이 서지 않겠나
다랑이 논두렁 같은 낯짝 주름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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