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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 좋은 시

[박준] 아침 약

작성자가는길|작성시간26.06.08|조회수42 목록 댓글 0

아침 약

박준


열이 채 가시지 않은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에도
몸은 기운을 차려갑니다

그제 병원에 갔을 때는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세번이나 물어 왔습니다

답을 할수록
왜 이름이 설게 느껴졌을까요

약국에 들러서
약도 받아 왔습니다

얼마간 먹어야 하겠지만
남길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알약마다 고운 색이
여전히 큰 위안이 됩니다

반쯤 남은 물컵 속으로 아침 빛이 듭니다

멀리서 온 것과
더 멀리 떠나야 할 것이
한데 뒤섞입니다



- 시집『마중도 배웅도 없이』(창비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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