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방리 오로라
박지웅
별방리 밤하늘은 비옥해 당신과 도망가 살기 좋을까
햇볕 한 톨 빗방울 하나
다 거두어 곡식으로 키우는 양지들의 저녁
당신이 글썽였다,
집이라는 말은 저녁에 가장 예쁘다고 말하려다
나는 잠자코
만지던 노을을 수면에 내려놓았다
달다리봉에서 뛰어내리면 저 천체에 밀입국할 수 있을까
당신은 주전자 흔들며 정씨주막에서 막걸리를 받아 오고
나는 별들의 대장간에 취직해 물병자리를 두드리고
그러면 어떨까
삼백 년 느릅나무 아래 바둑알처럼 놓였을
밤과 낮들을
그러면 어떨까
골짜기와 봉우리에 채비 마친 꽃들,
밤하늘에 돛을 드리우는 별방리에서 우리,
- 시집『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중앙북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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