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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 좋은 시

[김수현] 봉두 댁

작성자海率/이도화|작성시간26.06.09|조회수32 목록 댓글 0

봉두 댁

 

김수현

 

 

태양과 달은 밀물과 썰물을

조석으로 밀고 당기며

말간 갯벌을 게워낸다

생물들은 쉼 없이 숨구멍을 내며 고개를 내민다

봉두리에서 시집을 온 봉두 댁은

무릎 위로 고무장화를 끌어 올리고

양동이에 호미 한 자루 넣어 달그락거리며

동네 앞바다로 향한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갯벌과

겨우 한 몸이 되려는 찰나

한나절 해는 봉두 댁의 곱슬머리 위로

납작 엎드려 지글거린다

호미보다 먼저 닿는

해풍으로 간간한 구슬땀에

낙지는 소스라치며 깊이 달아난다

저 멀리 밀물이 목전에 차오르는

찬 서리 목숨값을, 여러 해 지불했던

봉두 댁은

꺽꺽대는 숨통이 수평선을 지나는 것보다

행여나 자식들 입에 풀칠하지 못할까

빈 양동이 댕강거리는 소리에 자멸하며

묘연한 낙지의 행방을 쫓는다

 

*봉두 댁...저자의 어머니

김수현 유고 시. 에세이집 《사막화》, (커뮤니케이션 볼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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