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
유현숙
나무가 우는 밤
만진 적 없는 그대 손가락 같은
겨울 숲 한 채를 벱니다
분홍의 섬에서 능금처럼 익어갈 그대에게 닿기 위해
꽃빛 송판으로 배를 짓겠습니다
저녁 새들의 울음과 불면의 밤을 새겨 넣은
뱃머리에 앉아
포말도 일지 않는 꽃 바다
서른의 밤과 서른의 낮을 저어
그대 해안까지 닿겠습니다
바람의 어깨에 감색 셔츠를 걸쳐 두면
자갈자갈 갯바닥을 긁는 돌들의 울음에
잠을 뒤척이다
새벽이슬에 젖은 그대는 오지 뚝배기에
연둣빛 밥을 고슬고슬 퍼 담겠지요
그대에게 가는 길은
숲 한 채로 노를 것는 일입니다
- 시집『내일 뭐 해』(달아실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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