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하늘 좋은 시

[이선정] 8, 그 아름다운 간격

작성자가는길|작성시간26.06.16|조회수26 목록 댓글 0

8, 그 아름다운 간격

이선정


너와는 8처럼 살고 싶다

한 점에서 시작하여
다른 길로 가장 오래 걷더라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사이

밀어내던 각을 깎고
서로 둥근 방 하나씩 짓느라 애썼다

어느 날 허물어져 0이 되면 안 돼
꼭 허리만큼은 간격을 유지하자

각자의 방에서 투닥투닥 살다가
세월이 울룩불룩 한 날
허리에 모여 창을 열고
쌓인 눈물 털어내겠지

돌아가는 길은 크게 손 흔들고
가끔 새벽까지 불 켜진 너의 창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말없이
지켜보도록

꼭 한 사람,
너와는 8처럼 사랑하고 싶다



- 전자시집『낡은 초콜릿 공장』(디지북스, 2025)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