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골의 밤
休安이석구
산소골의 밤은
부드러운 다랑논이다
길도 나무도 삶의 굴곡 따라 구불기로 하였는지
달빛 휘어드는 산소골 언저리
광년으로 달려온 먼 길에도 힘든 기색 하나 없는 저 별들은
켜켜이 쌓인 어둠의 두렁 안에서 그저 초롱만 하다
별은 똥을 싸도 아름다운지
흙먼지 뽀얗게 날리며 내닫던 모가울 봄 길
억수비 흠뻑 젖던
젊은 반죽의 여름에서 늙수그레 두마의 가을까지
너는, 이 밤도 예견했을까
때도 곳도, 그와 함께한 모든 것들이
오련하게 그려지는 흐릿한 수채화
빛 한 폭 남기고 저무는 별일지라도
삶은 저릿한 그리움으로 오는 것을
머리 위 저
까마득한 하늘길에는 이 밤도
먼지 하나 하얗게 반짝반짝
어디론가 흐르고 있다
찰람찰람, 산소골의 밤은
고요 가득 넘실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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