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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 자작 시

[김미선] 터널

작성자시주머니|작성시간26.06.22|조회수17 목록 댓글 0

터널  

김미선

 

 

석 달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내며, 한 남자가 터널 앞에서 자꾸만 머뭇거립니다. 그가 터널 속 어둠을 그리워하는 듯, 한 발씩 조심스레 내딛었다가 다시 빼기를 반복할 때마다 제 마음은 저미고 상처받습니다.  

 

왜 그렇게 망설이느냐고 나지막이 묻지만, 그대씨는 마치 도망쳐야 할 터널 앞에 한참 멈춰 선 채, 우울함의 옷을 껴입으려는 듯 울상을 짓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간절히 부탁합니다. 부디 그 무거운 시간을 털어내고, 과거의 그 용기 있는 달리기를 다시 시작해 달라고.  

 

그대씨가 남긴 어두운 겨울의 기억과 현실의 무게가 그대씨를 움츠리게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두고 싶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도 내고, 웃음도 지으며, 그대씨 자신과 부딪쳐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외칩니다.  

 

내 안에 노여움과 애틋함이 서로 엇갈리며, 하루빨리 그대씨가 그늘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하길 소망합니다. 그대씨의 머뭇거림과 슬픔을 이해하길 바라며, 함께가는 길 위에서 함께 서성이는 제 마음을 깊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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