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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회 시하늘 시낭송회 일대스님 편 동영상 1

작성자뚜버기/박종천|작성시간26.06.19|조회수33 목록 댓글 0

1. 곽도경 시인 낭독

눈 속에서 길을 잃다


말없이 조용히 눈이 내리네요
아무도 모르게 나리는 눈이에요

이 눈 그치면 서러운 심사도
그치겠거니 하고 있지요

청량 싸늘한 기운 하얀빛 더해
콧김 입김 피어오르네요

근심 걱정 어디 있나 찾아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네요

본래 없던 길을 구경 삼아 찾았건만
길 위에 길을 더해 의시모 근시모

끊어지고 눈만 첩첩이 쌓여
적막강산 따로 찾지 않을래요



2. 서하 시인 낭독

파주 그리고 임진각


길게 삼천리강산 노래하던 시절 이래
한반도 땅은 그대로건만
허리 잘라 놓은 지 어언 칠십여 년

바뀌어도 일곱 번은 바뀌었을 그 먼 세월
이제 눈물도 말라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가슴은 쩍 쩍 갈라지고
그리움의 노래마저 잊은 지 오래

저미어 오는 감정도 길 잃고 우는 새처럼
처량한 단조 가락으로
아아 삼팔선 이전으로 돌려놓기란
이다지도 어렵단 말인가

철마도 화물운송 차량도 끊어지고
밤안개와 무서리가 나리는
임진강 둑 가로등은 희망보다
절망 속에 신음하는 소리로
귓전으로 와 윙윙거린다

기다림의 염원이 이어져 실낱같은
불씨라도 부여잡고 살리려는
그 조각난 마음이라도 일으켜 보련다
이 산하 한반도여!



3. 기해온 시인 낭독

소녀와 자건거



고요히 고요히 숲속 풀벌레 소리에
여름 오고 익어가고
열매 맺고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우리네 삶도 피고 지고

오래전 굴뚝 연기 피어오르던 시간
몽당치마 단발머리 해맑게 웃던 소녀
하나 있었지요

해 저무는 들녘 하굣길
아버지 자전거 뒷자리 앉아
등 뒤 살포시 손 얹고
누룩 향 곱게 피던 그때
먼먼 추억 속 아버지, 아버지

눈물도 나지 않는 메마른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열다섯 애된 눈망울 속에
머물고 계신걸요

따스하던 내음 영원하고
노을 속 자전거 바퀴
페달과 함께 집으로
가는 중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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