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양미 시인 낭독
청량사
길 따라 핀 들꽃 향기 퍼지는 내음 가득
푸릇푸릇 진하게 자태 드러내는 녹음
뻐꾹새 뻐꾹뻐꾹 온 산 메아리로 화답하겠지
돌부처 모시고 정성 다해 기도하고
석등 달고 부지런히 목탁 염불하니
삼층 석탑 묵언으로 천년세월 수행
비바람 견디어 깨지지 않을 금강석에 비길까
어이 하리 비껴갈 운명과 인연
굽이굽이 산 아래 두고
산바람 새소리 벗 삼아 밤하늘 별에
고이고이 적어본다
한 점 한 점, 한 별 한 별 시가 되고
광활한 우주가 되고
너와 나 경계 없는 세계
한 편의 경전 펼쳐진 화엄의 바다
2. 박창기 시인 낭독
봄비
메마른 마음 적시며 촉촉이 젖어가는 길과 길
고요 속에 토닥이며 다가오네
더욱더 세차게 도드라져 역설로 쏟아진다
부르지 않았고 찾은 바 없건만
곁에 와 이름 외치고 문 두드리네
누구세요?
밤 꼬박 새워가며
손님으로 와 친구처럼 얘기 나누었네
잘 가란 인사도, 다시 오겠다던
약속도 없이 떠나갔네
3. 최영 시인
꽃이 답하다
누굴 위해 피워 올린 작은 정성
어느 후각에 호소하고 자극 주는
화려한 빛 드러내어 유혹하는
그런 것이 아니란다
그저 목숨 붙어 물줄기 뿜어 올리고
햇빛 받아 즐기며 웃고자
이 모양 저 모양 바람에 몸 맡겨
흔들리며 살아내는 인고의 시절일 뿐
아무도 상대하지 않는 믿음으로
홀로 비바람 벗 삼아 울음 삼키며
새들 노랫소리 듣고 향기 내고
굴러가는 세상에 춤춘다
4. 정경랑 시인 낭독
그대에게
오늘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시겠죠
일상 일어나는 문제들 앞에
수많은 의구심과 염려
끝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실마리가 결정되지요
잘됨과 못됨 어느 상황이라도
고스란히 받아야 할 인과응보
사실과 진실, 중요하지만
뜻하지 않은 오해와 눈가림
우리를 병들게 하고
세상 한가운데 선 것처럼 만들죠
그때 기댈 곳이 필요하지요
정신적 위로와 위안 말이죠
따뜻한 말 한마디, 풍경 좋은
자연의 바람, 긴 호흡 말입니다
다시, 싱그런 봄 꽃내음
풍겨오는 언덕에 서서
그대 향기 함께 불어오는
산들바람 맞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