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 두었던 슬픔 / 이담하

작성자리보솜|작성시간25.03.12|조회수9 목록 댓글 0

 

 

맡겨 두었던 슬픔 / 이담하

 

 

 

껍질을 벗기면 차가운 바람이 훅,

겨울 동안의 슬픔이죠

 

겹겹이 된다는 것, 오래 참고 참았다는 뜻으로

나를 벗기지 말라는 말엔

당신을 먼저 울게 할지도 모른다는 말

 

한 칼에

몇 겹의 옷을 한 번에 벗는 양파 속에는

당신이 맡겨 두었던 슬픔이 있죠

여러 겹의 옷을 입고 있는 나를

강제로 자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슬프지 않아요

 

아삭거리는 식감을 탐내는 당신,

나를 함부로 먹는다면 당신은 속이 쓰릴 수 있어요

 

뽀얀 눈물은 나를 그냥 두라는 말

 

오히려 당신은 당신의 손버릇에 부끄러워 울 수도 있지만

 

나를 그냥 놔둔다면

당신이 맡겨 두었던 슬픔 때문에 울게 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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