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팝콘 / 이담하
꽃들이 필 준비를 했지
들들들 지구가 돌면서 예열되곤
뻥이요!
활짝 핀 꽃송이들이 일제히 폭발했지
떨어진 꽃에서는 단맛이 나고
작고 딱딱한 봉오리에서
기억하라고 슬며시 가는 봄
순서를 기다리는 옥수수
들들들 자전하던 기계는 멈추고
어떤 아이는 뻥, 어떤 아이는 펑, 이라고 하지만
우린 그 압력을 기다리며 컸지
꽃을 씹을 때 어금니가 뜨거워졌지 그때
뜨거웠던 공기가 지금도 입속에서 피는 중이라면
뻥, 다 뻥, 순 뻥이지
꽃들이 일제히 폭발한 순간
고만고만하게 핀 꽃들의 씨눈을 보았지
폭발한 꽃들은 시간이 같지만
한 나무에 맺힌 꽃눈은 눈뜨는 시각이 다르지
꿈꾸다가 깨어나서 꽃이라 한다면
맨몸을 보여 줘서 눈이 부신 저 꽃들
자꾸만 손이 가던 꽃들이 사라지면서
어금니가 뜨거워졌던
봉천동 아니면 왕십리 오거리쯤에서
즐거운 압력을 견디고 있을 벚나무 아래
겨울에도 여름에도 들들들 돌아가던 뻥튀기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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