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 / 김태훈
배운 것들은 쓸모가 없었다
잘 쌓인 가르침에 자주 발이 걸렸다
학교 끝날 무렵에는
사물함에 넣고 잊었던 돌멩이를 꺼내
도랑 가서 물수제비뜨며 놀았다
휘청휘청 걷는 팔자걸음으로
힘을 풀면 날아올랐고
잠시 반짝이기도 하면서
가벼워진 몸으로
물줄기의 끝을 가늠하다가
물에 들어가 던진 돌을 주웠다
무엇이 내 돌인지는 모르지만
주운 돌들은 손 위에서 빛났다
모든 빛은 이미 젖어본 것이구나
손을 떠난 가르침이
다시 손 위에서
빛을 잃어가는 모습은 쓸모가 있었다
무릎만 한 깊이에서 휘청이는 동안
돌을 주워 들었다가 내버려두길 반복하면서
표면에 반짝이던 빛을 훼손시켰고
평생을 써도 다 꺼낼 수 없는
물에 잠긴 가르침들을 내려다보았다
도랑 밖으로 나올 때는 빈손이었다
집까지 빛을 옮길 방법을 몰랐으므로
따끔거리는 발의 생채기는
집으로 돌아가서 쓰다듬어야 할
오늘의 복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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