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질법
-- 안정훈
갈 때까지 간다는 갈대와
억수로 기가 센
바람의 내상內傷까지 따뜻하게
읽어 내러 가다가
그만 정들어 그곳에 산다는
억세고 억세서 억새는
바람을 달래주려고
멀리 마실 간 바람을 쫓아서라도
도린곁까지 따라간다는데
날 좋고 볕 좋은 날에도
무녀리같이 하늘하늘거리며
산다는데
억새의 살찐 흔들림에 반해서
숫눈 같은 배꼽 위를 걸어가면서도
억새를 갈대라고 여기며 살아 온
시불출詩不出도 있었다네
시집 『아름다운 빈축』 2026. 천년의시작
안정훈 시인
경북 문경 출생.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소래문학, 시흥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누군가 내 몸에 살다 갔다』『 아름다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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