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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 신작시

1. 아무르 만의 안개 4

작성자김윤배|작성시간25.12.15|조회수9 목록 댓글 0

조선은 백성 굶주려 슬픈 나라였다

함경도는 왕실에서 멀어 허기진 눈빛 보이지 않았다

 

굶주림을 탈출할 길은 막막했다

무산의 기막힌 사내*

경흥의 서러운 사내**

함경도 농민 열 세 가구 이끌고

1863, 국법 어기고 월경 감행했다

목숨 건 월경이었다

달빛은 설원을 서럽도록 차갑게 비추고 있었다

지친 그림자 설원 위에 흔들리고 흔들렸다

설원은 아득하고 아득했다

살아서 이 행로를 끝낼 수 있을지

수리부엉이 달빛 차고 날아올랐다

등에서 잠들었던 아이 깨서 칭얼거렸다

물푸레나무로 만든 설화는 국경 넘지 못했다

감각이 사라지면서 뜨거운 열기가 언 발에서 솟았다

그것이 힘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길은 설원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내는 말이 없었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생의 마지막 길이라고 믿었다

서로에게 믿음 보내며 죽음도 함께 하자고

살아서 함께 하는 길이라면

축복처럼 살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 무산의 최원보

** 경흥의 양응범

몇 십 마장을 걸었으니

월경죄로 죽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설원의 끝은 나지막한 능선이었다

그리고는 기적처럼

꿈결처럼 북으로 산줄기가 이어져있었다

죽음처럼 몰려오는 잠을

흔들어 깨우며

차고 서러운 밤을 밀어냈다

잠들고 싶었다

잠들어 눈 쌓인 벌판에 스며들고 싶었다

 

두 사내는 서로의 목숨을 일으켜 세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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