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네마스코프

작성자총장|작성시간08.09.21|조회수304 목록 댓글 7

요즘은 예전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영화관의 시설이 좋아졌지만

펄럭이는 헝겊 스크린에 변사의 목소리로 영화를 낭랑히 끌어가던 천막 극장이

시골 마당에서 인기를 끌던 시절은 그리 오래 전도 아니다. 불과 몇십년? 

 

시골에서 살아 본 분이라면

나팔부는 남자와 약간 야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낡은 트럭에 타고

동네 논두렁길을 달리며 불어 대던 음악이 맛갈스러운 추억꺼리이기도 할 것이다

 

도시에서는 그런대로 영화관들이 곳곳에 여럿 있었다.

극장값도 지역마다 격차가 있어서 서울이 천원이라면 인천은 600원정도여서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 두어명이 어울려 인천으로 원정을 가면

같은 영화를 보고도 차비와 밥값 정도는 떨어졌었다

고백하자면 당시의 경인선을 돈 주고 탈 정도의 착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영화 포스터에 꼭 빠지지 않는 표현이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라는 문구였다

 요즘이야 흑백영화가 귀한 상황이지만 당시에는 총천연색은 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다

 

글자마다 색갈이 달랐던 총천연색이라는 말은 너무 쉬워서 누구나 이해가 되었으나 

시네마스코프라는 단어는 그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없었다 

그래도 소위 영화광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터에 친구에게 물을 수도 없고..

그 놈들도 속으로는 꽤나 답답했으리....-,.-

 

우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어서....처음엔 시네- 마스코프라고 많이 읽었는데

시네마스- 코프 라고 읽으면 왠지 소련 냄새가 나는듯 했고

시네마 -스코프 라고 읽으면 ..  정중앙 5:5 가르마를 탄 촌놈같은 기분이들었다

 

시네마스코프의 대형 화면은 당시의 대작 "벤허"와 함께 대한극장에서 시작하면서

70미리 대형화면의 엄청난 박력과 생동감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처럼 "큰 것이 좋은 것이여" 라는 분위기여서

남자라면 단연 배가 불쑥 나온 사장타입이어야 볼 만하고

여자라면 얼굴이 달덩이같이 "훠언한 쟁반" 같은 얼굴이 미인이었다

말하자면 사람들의 용모도 시네마스코프 화면이라야 했다는 말이다

 

요즘은 얼굴이 작아야 미인이고 몸이 마른 듯 해야 보기 좋다며

굶기를 밥먹듯하고 얼굴 깎아 내느라고 목숨걸며 성형을 하지만  

 말이야 바른 말이지 뚱뚱까지는 아니더라도 너무 마른것보다는 좀 통통한 게 낫고

얼굴이 여우처럼 너무 강퍅한것보단 부드러운 곡선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지나친 굶기, 마르기, 얼굴 깎기 때문에 부작용에 시달리거나

간혹 목숨 잃는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너무 그리 몸과 마음을 압축 코드에 꾹꾹 눌러 담듯 혹사하지 않기를 바란다

시네마스코프처럼 화면이 크면 볼 것도 많은 법이다

 그리고 사랑도 더 오래 정열적으로할 수 있다

 

얼굴 작은 애인에게 키스할 때는 겨우 " 쪽~"으로 끝나겠지만

얼글 큰 "얼큰이" 애인들에게는 당치도 않은 이야기이다.

 

"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

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

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쪼오오오오오오오오옥"

 

이제 겨우 입술에서 입술까지만 끝난 소리다

얼마나 정열적인가. 사랑도 시네마스코프가 좋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토마토 | 작성시간 08.09.21 여학생 손잡을 때 왜 꼭 극장 안에서만 잡는다는 생각을 했는지? 영화 내용은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언제 손을 잡아야 하는지 그것만 초조하게 생각하는데... 잡아본 손바닥에 고인 촉촉한 땀의 감촉은 아직도 기억되고 여전히 내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토마토 | 작성시간 08.09.21 총장님은 그런 추억은 없을 듯... 쪽쪽 소리로 봐서 바로 직행(?) 하는 불량 청소년 ㅋㅋㅋ
  • 작성자마니산 | 작성시간 08.09.21 대한극장에서 상영한 벤~허!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상영했었죠! 휴식시간에 매점에서 사먹던 아이스케키~ 어름과자!! 다시 먹고 싶어집니다!
  • 작성자동웅 | 작성시간 08.09.22 그런 경험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해서 저도 하나 가져봅니다. 55년 고 2 때, 내일 학교서 갈 "삼손과 델리라"를 오늘 부산 동아극장에서 한 사람 (아마 중 3 여학생)꼬셔서~ ㅎㅎㅎ 토마토님같이, 선배인데 절대 질 수야 없지요, 손을 잡아서 땀으로 젖었는지 쪼골 쪼골~ ㅎㅎㅎ 40 년이 더 지난 뒤 미국서 상면,후일 담을 (부끄러워 하면서?) 얘기해 보지요. ㅎㅎㅎ
  • 작성자개망초 | 작성시간 08.10.05 "1960년은 벤허의 해" 라디오에서 한동안 홍보하던 영화, 학교에서 단체관람 했는데요. 1,2부로 나누어서..그때 정말 눈이 바쁘데요. 이끝에서 저끝을 볼려면..또 자막 읽어야지요. 영화 종영하고 나니 온몸이 후즐근 하대요. 화면 크지요, 장면 스펙타클하지요. ㅎㅎㅎㅎㅎㅎㅎ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