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수미술관
2013년 타계한 고 박노수 화백이 40여 년간 거주하던 가옥에 만들어진 박노수미술관은 서울시 1종 등록미술관으로 지정된 종로구립 미술관이다. 박노수 화백의 기증작품과 컬렉션(고미술품, 수석, 고가구) 등 총 천여 점의 풍부한 예술품을 바탕으로 2013년 9월에 설립되었다.
박노수미술관 건축물은 1937년경 절충식 기법으로 지어진 가옥이다. 주로 한식으로 지어졌으며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이고, 3개의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다. 현관은 벽돌 포치로 아늑한 느낌을 주며, 지붕은 서까래를 노출한 박공지붕으로 되어 있어 장식적인 요소와 단순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1년에 서울특별시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
박노수미술관은 품격 있는 소장품을 바탕으로 매해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정원음악회, 명사초청 특강, 어린이·청소년 예술교육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등 시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관람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 1,800원
어린이 1,200원
관람시간 : 10시~18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이상, 윤동주, 겸재, 추사의 집터를 따라 걷다
세종마을은 경복궁역 주변 15개 동을 아우른다. 볼거리가 많아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세종마을은 이 일대에서 세종대왕이 태어나 성장했다는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서촌이라는 이름과 뒤섞여 불린다.
서촌에는 재능 있는 화가, 문인, 학자의 흔적이 유독 많다. 시인 이상과 윤동주,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등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쟁쟁한 인물들이다. 게다가 골목을 휘돌 때마다 역사의 중요한 장면이 보물처럼 숨어있다. 서촌은 조선시대 권력자들이 살았던 곳이다. 한국전쟁과 재개발 열풍을 이겨내고 한옥 마을의 색깔을 잃지 않은 소중한 곳이다. 아이 손을 잡고 역사 산책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옥인길을 걷다 보면 하얀색 기둥에 '박노수'라는 명패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이다. 박노수는 해방 이후 국내 화풍에 남은 일제의 잔재를 극복하고 독자적 화풍을 시도한 한국화 1세대 화가다. 이전의 한국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소년, 선비, 달, 산, 강, 말, 나무 등의 소재를 독창적인 화법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주제들을 청색, 노란색, 녹색, 적색 등 강렬한 색으로 거침없이 표현했다. 2011년 박노수는 오랜 시간 생각해오던 일을 행동으로 옮겼다. 거주하던 집과 함께 자신의 작품(약 500여 점), 수집품(수석, 도자기, 고가구, 고미술품 등 약 500여 점) 모두를 종로구에 기증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종로구는 박노수의 뜻에 따라 2013년에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 전경
박노수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화가 박노수는 젊은 시절부터 화가로서 재능을 보여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예술원상, 문화훈장 등을 수상하며 영예를 누렸다.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쳤으며 국전 초대 작가와 심사위원,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또한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박노수 그림은 강한 색감과 표현 방법이 특징이다.
여기에 특유의 한국화 기법이 뿌리처럼 자리한다. 이상적인 자연 안에서 고상한 영혼으로 살고 있는 그림 속 주인공은 화가 박노수 자신임을 추측할 수 있다. 말년의 그는 집과 작품, 수집품들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술관 개관을 몇 달 앞두고 2013년 별세했다. 대표작으로는 〈산〉, 〈고사〉, 〈달과 소년〉, 〈류하〉, 〈월하취적〉 등이 있다.
박노수
할아버지댁에 방문해서 작품을 보듯 친근한 공간
박노수미술관의 추천 관람 동선은 건물 1, 2층과 정원, 전망대 순서로 돌아보는 것이다. 미술관 건물 안팎으로 아이에게 보여줄 게 많은 곳이다. 건물 입구에 아치형 포치(건물 입구에 밖으로 튀어나와 지붕을 덮고 있는 부분)가 보인다. 포치 아래에는 눈에 띄는 글씨가 걸려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것으로 알려진 '여의륜(如意輪)'이라는 글씨다.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든 일이 뜻대로 될 것이다'라는 의미다.
관람을 위해서는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마치 친척 할아버지 댁에 방문한 것 같다. 1층은 복도가 길게 뻗었고 양옆으로 응접실, 거실, 안방, 식당 등이 자리하는 형태다. 화가 박노수가 사용했던 공간들이 현재 전시실로 쓰이고 있다.
2층은 박노수의 개인 공간이다. 전시실로 사용 중인 화실 겸 서재와 다락방을 볼 수 있다. 박노수가 실제 사용했던 안경, 붓, 그림 도구도 전시 중이다. 발길을 옮길 때마다 들리는 홍송 마룻바닥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건물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