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의 생각너머/ 잘라루딘 루미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에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다.
영혼이 그 풀밭에 누우면
세상은 더 없이 충만해 말이 필요 없고
생각, 언어, 심지어 '서로' 라는 단어조차
그저 무의미할 뿐
인터넷을 뒤적 거리다 12세기 이슬람 신비주의자 잘라루딘 루미의 시를 알게되었다.
백과사전에 등재될 만큼 위대한 시인이자, 영성가였지만 그가 이슬람인이었기 때문에 나를 비롯해 주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하여튼 그가 누군지 모르고 위의 시를 접하게 되었는데, 몇 줄 되지 않는 글 속에 모든 영성의 핵심이 녹아 있다는 것을 한 번에 느끼게 되었다.
내가 이해하는 깨달음, 깨어남은 '나' 의 정체성, 즉 '나'가 생각이 아니라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
생각은 '나'를 만들어내지만 그건 진정한 내가 아닌 허상이다.
사회적위치, 나이, 출신, 신분, 생김새, 교육, 경험, 심지어 자신이 옳다는 생각, 돈, 권력, 이념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외부의 조건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외부적 요인들을 '나'라고 생각하고 동일화 시킨다.
그리고, 생각이 곧 '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이 만들어 낸 허상이다.
모든 고통은 여기서 시작된다.
생각이 '나'인 사람들은 생각 너머로 가 본적이 없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영성의 핵심은 생각으로 창조된 '나'는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경험하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음' 이고 '깨어남'이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깨어난 의식(참나)은 다시 내게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알고 느끼게 되지만, 이미 그때는 생각과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이상 내가 아닌 것들에 휘둘리지 않고 초연해지는 것,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
그 곳을 예수께서는 '밭에 묻힌 보물', '영원히 목 마르지 않는 샘','다시 태어남'으로 비유했고,
시인은 "더 없이 충만해 말이 필요 없는 곳"이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