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효정문예 / 이승아
1차
그대의 숨결 가까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뭇잎이 숨을 고르고
틈바구니로 은은한 향이
내려앉는다
당신의 지난 어느 날
뒷모습이 빗물에 젖어있는
기억을 되새긴다
오늘의 무거운 마음을
가마솥에 막 볶아낸 커피
향에 씻어 부엌 문턱을 넘듯
그대 곁으로 다가선다
2차
네 잎 클로버
순수함이 눈에 보이던 시절
행운이 풀잎 끝에 달려있는 줄
알고 들판을 온종일 헤매였다
바람은 내 머릿결을 쓸어올리고
해는 논두렁 위에 동전처럼
반짝였지
네 잎을 찾겠다고
세 잎의 마음은 밝고
이제 와 생각하니
행운은 따로 있지 않았다
흙먼지 묻은 발로
세상을 향해 당당히 달리던
그 시절의 내가
이미 눈부신 축복이었음을
3차
꿈속의 여인
마흔에 불 지피고
가슴 메어지도록
그리움을 채우신
당신은 누구신가요
쇠사슬에 묶인
여인의 숨결을 타고
가느다란 인연의 끈이 되어
돌아갈 수 없는
첫정을 살며시
매어 버린 솔바람 하나
속삭이듯 스미는
환한 꿈결 머물다
숱한 긴 밤을 태워버린
여인은 어떤 바램으로 내게 왔을까
4차
별아
어두움 모르고 반짝이는 밤
별들 가득 품고 있을 때
사랑 담긴 우리 가족 얼굴 비친다
빛나는 별들 속
유난히 아름다운
저 별 하나 불러내
마음 전하려 집착하는
매일 밤 자정
북두칠성이 부르는 이정표
철없이 따라가는
애착을 놓기 어려운 그리움이여
흔들리는 마음을
떨쳐버린 작은 목표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기다린 별이 되어
온 세상
수놓아 밝힌 희망을
일깨우는 일꾼이기를
5차
마음의 금고
말 한마디는 씨앗이 되어
마음 속에 뿌리내린다
행동 하나는 물이 되어
삶을 적시는 이슬이 되어도
부드러운 칭찬의 동전을
가는 길에 가득 채워
매일 아침 정성껏 저금하자
미식아~ 삼식아~
따뜻한 말과 덕을 쌓아
미래의 행복을 인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