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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일기 4편 - 심즈2에 나오는 물건 만들기

작성자우승|작성시간04.10.20|조회수613 목록 댓글 0
심즈2에 나오는 물건 만들기
팀 르트노-수석 제작자

브룩 해리스-제작자
맷 브라운-기술 이사
찰스 런던-개발 이사
패트릭 배럿-게임 디자이너
클레어 커튼-게임 디자이너

심즈가 그렇게 많은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요소 가운데 역시 많은 사람들이 개발에 참여하였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되도록 많은 의견을 심즈2의 제작에 반영하려 했다. 심즈 속의 물건이나 가구 등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를 사람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것이다. 심즈2를 더 나은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어떠한 회의를 거쳤는지, 아래에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일단 가장 우리 생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사물이라 할 수 있는, 화장실에 대한 회의를 잠깐 공개해 보겠다.

팀:근데, 이게 왜 필요하지?
브룩:어, 사람도 화장실에 가고 싶거든.

우리는 먼저 각각의 사물이 정말로 필요한건지, 그렇다면 그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화장실은 당연히 있어야 되는 거다. 사람이 화장실가고 싶을 때가 있듯, 심도 마찬가지다.

팀:그래, 화장실이 있긴 있어야 되겠는데, 그럼 심이 화장실에서 뭘 하지?

화장실에서 뭘 할지는 당연한 거지만, 어쨌든 회의는 계속된다.

맷:아 가고 싶을때 가라고 있는 거지. 또 다른 사람이 먼저 쓰고 있으면 그 사람을 몰아 내야 되는거고.
브룩:남편은 어떻게 해? 나는 내가 화장실 쓸때 남편이 방에서 못 나오게 하거든.
찰스:그런 것까지 말안해도 되는데, 브룩

회의장이 웃음으로 뒤덮힌다.

클레어:화장실에 먼저 있는 심을 몰아낸다는 거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심의 대인관계 지수도 고려해야 되는데…
브룩:근데 화장실 장면은 어떻게 처리할까?
패트릭:모자이크 처리 해야지 뭐.
브룩:몸 전체 다? 아니면 일부분만?

우리 제작진은 심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하는 때에 심의 신체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심즈의 코믹적인 측면이 더 부각될 것이다. 그 다음 우리는 간이 화장실 같은 사물이 심즈2에 등장할 기억이나 인간관계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되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시설이 안 좋은 간이 화장실을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듯, 이왕이면 더 좋아하는 화장실이 심에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면을 심의 생활에 한번 적용해보자는 의도였다. 심즈2에 도입될 “반응 시스템”이 심의 주위 상황이나 자극에 대한 이러한 반응을 주관하게 된다. 심즈2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에 대해 이런 요소를 도입하는 중이고, 현재 막대한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사물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의 중요한 과제는 각자 심이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자신이 뭔가 특별하다고 느끼게 하도록 해 주는 일이었다. 유저들은 평범한-물론 개성은 있으되 극단적이지 않다는 의미-심을 플레이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고, 뭔가 색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면 성질이 괴팍한 심을 플레이할 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점을 다 충족시켜줘야 했다. 유저들은 각 심의 성격을 고려해서 사회활동을 시켜야 된다. 정돈하는 것을 좋아하는 심과 방 정리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심을 한 집에 넣게 되면 유저들은 삐걱거림을 해소하는 데 고생 좀 하게 될 것이다.

개성을 다루기

놀기 좋아하는 심은 이런 걸 즐길 것이다. 장난을 싫어하는 심은 안 그럴 거다.
이런 개성이라는 요소를 실현시키기 위해, 각 성격의 ”대표 유형”이라는 것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전작인 심즈에서는 “이기적인 심과 착한 심”, ”깔끔한 심과 신경 안쓰는 심”, “게으른 심과 활달한 심”, “내성적인 심과 외향적인 심”, “놀기 좋아하는 심과 얌전한 심” 의 다섯 가지 기준에 의해 심의 성격이 분류된 바 있다. 이미 유저들은 위의 분류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저것을 본 바탕으로 하되, 보다 세분화하거나 극단적인 방향으로 몰고 가서 게임의 즐거움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쪽으로 가고자 했다. 먼저 놀기 좋아하는 심에 손을 대 보았다.

팀:놀기 좋아하는 심은 어떤 표현들로 묘사될 수 있을까?

이러한 대답들이 나왔다.

낙천적
웃기는 것
창의적인 것
운동 잘하기
융통성 있음
새로운 것을 하기 좋아함
주의가 산만하고
옷벗는 것을 좋아하기

팀:옷벗는 건 상관없지 않아? 문란한 심 말고 놀기 좋아하는 심 이야기하는 거라니까.

클레어:아무 거나 갖고도 놀 수 있어야지.
맷:소파 위를 막 뛴다거나…
팀:소파 구르는거 괜찮네. 그리고 다른 사람 괴롭히는것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소파를 막 구르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쳐다보고 하는 식으로.
브룩:얌전한 심은 그런 거 눈뜨고 못보겠지.
패트릭:이런 것들이 얌전한 심의 심리적 만족감을 떨어뜨리게 만들어야 되겠네.
브룩:자기 반대 성격하고는 잘 안 맞는다거나 그런 요소도 있어야 될 거 같아.
맷:소파 위에 그냥 앉아 있는 심들도 따라서 뛰게 할 수 있나?
팀:그럴 수도 있지. 그러면서 놀고 싶은 욕구도 채우고.
브룩:그럼 소파를 언제까지 뛰어야 돼? 지쳐서 못 뛸때까지?
클레어:그건 유저들에게 맞기면 좋지 않을까? 어느 정도 재미있다고 느낀 다음에는 다시 소파에 앉도록 하고.
팀:좋아. 그 다음엔?
맷:놀기 좋아하는 심한테는 저글링을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팀:공만 돌려? 아니면 다른 것도?
패트릭:다른 심을 재미있게 해 주려고 저글링을 한다… 그 외 저글링을 하는 다른 목적은 뭐가 있을까?
팀:놀기 좋아하는 심을 제대로 만들려면 매일 보는 주위 물건 갖고도 저글을 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맷:커피잔이나 커피포트, 아니면 아기를 갖고도 저글링하게 할 수도 있을거고…
브룩:아기는 안돼. 뭐 그렇게 만들면 되기야 되겠지만, 그래도…
맷:잘 노는 심한테는 그런 손재주라든가 만드는 재주라든가 그런 걸 주는거야. 어때?
클레어:다른 사람하고도 저글링 할 수 있게 만드는건 어떨까?
팀:그렇지! 둘이서도 할 수 있겠네! 일단 잘 노는 심이 시작하면 보고 있던 심이 같이 끼는 식으로...
브룩:그러면 재미 욕구와 함께 사회적 욕구도 채워지는 것으로 하자. 그러면 게임이 더 잘 돌아가겠지?

자 어느 정도 해답이 되었을 줄로 믿는다. 우리는 위와 같이 일단 머리속에 있는 것을 전부 나열해 놓은 다음에, 놀기 좋아하는 심의 행동을 가장 잘 표현해 낼 것만 골라 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심즈2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현재 많은 노력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시작에 불과하다. 무수한 물건 가운데에서도 적절한 것을 골라, 잘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먼저 심에게 욕구하는 것을 주고, 다양한 사물로부터 심이 스스로 반응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심의 욕구가 충족될 수도, 아니면 채워지지 못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발산될 수도 있게 하고 싶었다. 다음에는 심 샤워시키기, 그리고 성격이 이기적인 심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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