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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한마당

작성자성민이a|작성시간26.06.17|조회수17 목록 댓글 0

   하 늘 말 나 리  


      어차피 한마당. 

     산중의 너와집처럼 도심 속의 움막 한 채, 혼자인 듯 노인의 일과는 재활용을 주워 모으는 일이다,
     몽글몽글 돋아나는 새싹과 사람의 몸기운이 반비례인 특이한 것을 본다, 정신이 약간 혼미해 치매현상을
     보이는 노인은 들뜬 마음으로 봄꽃을 정성스럽게 심고 있다, 낙옆과 새싹의 의미처럼 삶과 죽음도
     홀로된 어른에게는 어차피 한마당, 비바람 거부하지 않는 아름드리 고목 옆에 손목 둘래만한 생목이
     비틀린 채 자식과 아들처럼 누워있다, 생(生)과 사(死)가 앞서거니 뒷 서거니 햇갈리게 하지말고 죽는데도
     적당한 순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무심코 지나 칠 수 없는 것은 아직도 때가 아니다 싶은데 삶을 다하는
     젊음의 안쓰러움을 볼 때다, 노목은 허리가 뚝 부러져도 그냥 자연스럽다, 작고 물오른 나무는 무성한
     이파리로 하늘 향한 바라기처럼 쑥쑥 커가야 제 본연의 모습이다,
     떠오르는 해를 뒷짐지고 의젓하게 바라본다, 그런 날이 얼마나 있었을까,새싹이 돋아나면 봄이니까 하고
     무심하게 넘기고는 번개같은 세세월 앞에서는 왠지 숙연해지는 천파만파의 많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의
     섭리 따라 피고 지고 살고 죽는 것이 당연지사다, 내 죽음은 아직때가 아니고 아주 먼 날인데 어째서
     급한 숨박질 하듯 혀를 차는 우리들, 금(禁)줄이 액땜을 완벽하게 막아내고 있다는 믿음을 의심해 본 적이
     있는가, 재수가 없어서다, 몹쓸 짓도 하지 않았는데 나만 왜 이런 고통인가하고 한탄을 읊조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죽어봐야 저승맛을 알고 갈지자 걸음도 술독에 빠져봐야 정통 지(之)자로 옳게 걷는다,
     사랑도 준 사람이 받을 줄 알고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아는 법이다, 죽을 지경 아니라고 건강의 중요성을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
     결혼 새싹 때 형수가 지금은 필수품이지만 세탁기를 샀다는 소식에 옹잘거리며 으름장 놓던 시동생의
     불평이 빛바래지 않는다,두터운 군복을 말리자면 겨울의 손바닥만한 햇살을 쫓아다니면서 꽁꽁 얼어붙은
     옷을 며칠을 걷었다 늘었다 하는 일상이 힘들어 큰마음 먹고 면세품으로 구입했다,부모도 세탁기 없이
     사는데 며느리가 먼저 세탁기를 사다니 맞는 말이지만 사정 모르고 티적거리는 것이 얼마나 서운했는지
     그 때는 물젖은 낙엽처럼 후줄근했다, 우직한 인간은`나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막말로 당찬
     자신감에 고개 쳐들고 산다지만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세월이 그저 아무렇지 않은 듯 흘러도 그 속에는 황금으로도 살 수 없는 수많은 교훈이 함께 흐른다는 것을
     나이를 배부르게 먹고서야 비로서 느낀다, 죽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안다, 하나마나 한 말을 왜하는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일 나와 당신이 죽음을 맞이한다면 과연 받아 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백이면
     아흔 아홉은 아마 손사래 크게 칠 것이다,"나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어제 건장하던 육신이 오늘 이승에서 자리를 비웠다, 남의 일이라고`아까운데, 아직 멀었는데,`하지만
     나만은 아직 예외다, 세월이 주는혜택을 거부하지 않고 허리가 부러져 나뒹굴고 있는 노목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은 나이와 세월의 흐름을 받아드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가정 단속하기 바쁘다, 내 자식 팔 안에 감싸고 `너희들이 좀 더 참아라` 내 허물이 잘 보지 못하는
     우리는 참 편리하다, 부모 공양하기보다 자식 챙기기에 더 바쁘다, 살림을 하다 보면 누가 꼬부장한말을
     하면`다 때되어 봐라 너는 더할 테니`하고 너 나 할 것 없이 앞가림에 철판을 깐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듯 바쁜 일상 때문이라고 헛웃음 날릴 때는 참 편리한 것이 인간 심사다,
     몹쓸 병은 누구한테 다 걸릴 수 있다, 그런 집을 지나갈 때 어쩐지 두렵고 꺼려진다, 병이 든다는 인간이면
     당연지사고 병들어 죽는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것이다, 처절하게 지는 형체도 피는 꽃 못지
     않게 최선을 다한다, 초상집에서 돌아올 때는 대문 밖에서 소금 뿌리는 일도 그렇다,

     낙엽 하나 떨어져야 새순 하나 터져 나온다, 곱씹는 서운함도 씹다보면 싱겁다, 새싹도 빛 바래질수록
     깊이와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마련이다,속끓이며 나만 손해다 싶은 집착을 툴툴 털어 버리지 않고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꼬리 붙이는 쫄대기 인생, 안착을 위해 한 발 물러서서 먼 곳을 본다, 육신에 깊이 패인
     주름은 저녁 하늘의 장엄한 빛깔처럼 고귀하다, 새싹이던 것이 이제는 번듯이 누운 고사목이 되듯 노인이
     유일하게 붙들고 사는 것이 재활용 줍기다,삶과 죽음도 물질을 빌어 결국은 재활용의 환생 아니겠는가,

     너와집 헐린 자리에 고층 빌라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허리 굽은 노인은 어디로 숨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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