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보내며 최 건 차
이 나라 위정자들의 거짓과 술수가 심해져가니 기상도 변덕을 부려대는가 보다. 정체가 없는 불청객 무더위가 예전보다 빠르게 침투하여 열기를 쏘아대고 있으니 복伏달임도 코앞인 것 같다. 우리 서수원신협 일반산악회는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계절과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 전국의 산과 계곡을 섭렵涉獵하고 있다. 녹음이 짙어가는 가정의 달을 맞아서는 올여름을 의기차게 맞으려고 원주 치악산국립공원을 등반했다. 그리고 호국의 달,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동족상잔의 6‧25전쟁 발발의 76주년을 맞으니 어느새 올 해의 절반이라 아쉬움이 든다.
2026년 6월 3일, 우리는 이 나라가 더 발전하기를 위해 지방선거를 실시했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선거에 부정이 있다 하여 전국이 매우 시끄럽다. 선량한 국민의 기본권을 기만하고 있는 중앙선관위와 그 배후 세력들의 부정을 바로 잡아 나라를 든든하게 세우려는 애국시민들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려는 자들 간에 심각한 간극間隙이 생기고 있다. 나는 4‧19와 5‧16을 몸소 치렀고 1968년 1‧21 사태시에는 최전방 5분대기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곧바로 베트남전에 투입되었다. 자유 베트남을 침략하러 드는 북쪽의 공산군과 그들의 비정규군 베트콩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든든하게 세우는 일에 청춘을 바쳐온 터다.
올 해는 내가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전방부대 소대장으로 군복무 한지 60주년이다. 베트남 전선에서는 소대장과 중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개선, 귀국했다. 임관 동기들과 참전 전우들이 많이 떠나 주변이 썰렁해지는데, 정권을 잡고 반국가적 정책을 펴려드는 자들이 하는 짓에 분노가 치민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유럽의 선진국들과 전 세계인들이 인천국제공항이 메워지도록 찾아드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자연은 의구하여 계절이 바뀌면서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고 있어 여느 때보다도 올 더위가 심할 것 같다. 아무든 이 나라의 안보와 국방이 튼튼하고 선진국이 되기 바라는 기도와 심신을 연단하려고 산을 찾는다.
이번 6월 산행은 괴산에 있는 도명산이다. 속리산국립공원에 들어있어 골짜기의 풍광이 수려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화양동계곡으로 오르는 등반이다. 속리산을 보은 쪽에서는 몇 차례 올라봤지만, 괴산으로 뻗쳐 있는 속리산에 속한 도명산은 초행이다. 조선의 올곧은 학자로 알려진 송시열의 흔적이 살아있고, 아홉 곳의 명소가 있어 역사가 흐르는 화양구곡華陽九曲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이곳 도명산과 화양동계곡은 말로만 전해 듣고 왔기에 주변을 잘 살피며 무언가를 찾고 싶은 행보다.
수원에서 두 대의 버스가 2시간 반 여를 달려 괴산 화양구곡 초입에 도착했다. 오늘도 우리 회원들의 시작은 계곡 트레킹과 정상으로의 하이킹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계곡이나 둘레길만을 걸으려는 노장층 회원들과 산 정상까지 오르려는 장년층으로 행선이 갈리고 있다. 세월 따라 변하는 게 당연하다지만 무언가로의 아쉬움이 고개를 든다. 나는 항상 복장과 장비를 하이킹으로 갖추고 나서지만, 이제는 어울리자는 지인들과 트레킹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가끔은 정상에 올라 환희를 느꼈던 기분이 살포시 들곤 하지만 세월을 이겨낼 장사는 결코 없다는 걸 새겨 담는다.
오늘도 동행들과 보조를 맞추고 담소하면서 동영상을 만들 사진 촬영에 집중한다. 그리고 기행문도 써야겠다는 기행작가의 본능이 꿈틀대고 있어 생각이 바빠진다. 화양구곡은 우리나라 명승 제110호로 1975년 충북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1984년 속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되었다. 청주 동쪽 32kn 지점에 위치한 청천면 화양리 골짜기로 주변을 울창하게 붉은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명승지에 관련된 역사의 유적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깊은 계곡에서 굽이굽이 길게 뻗쳐 있는 옥류가 마당처럼 펼쳐진 암반 사이와 그 위를 리듬을 타는 듯이 흐르고 있다. 그렇게 산자수려한 화양구곡을 탐방하다가 숲속 물가에서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듣는 계곡’이라는 글이 눈에 확 띄었다. 내 마음에 깊게 와닿는 로고였다.
흐르는 물길 따라 곳곳에 깊은 소沼와 웅덩이가 보인다. 나는 유년 시절 큰 물가에서 지냈다. 여름이면 항상 냇가에 나가 놀면서 징거미를 잡고 다슬기를 건지면서 헤엄치던 생각이 떠올라 물속에 풍덩 빠져들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은 물속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접근금지’라고 안전선을 설치해 놓았다. 아쉬움이 컸지만 흐르는 물가 가까이에서 커다랗고 그늘지게 멍석처럼인 암반을 발견했다. 일행들과 점심을 펼쳐 놓고 음료수를 곁들여 흡족하게 먹고 마시며 즐거웠다. 원점으로 복귀하려고 자리를 정리하고 나니 오늘은 내게 격세지감과 아이러니의 르포로 귀결되었다. 202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