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자전거
안도현
너무 오랫동안 타고 다녀서 핸들이며
몸체며 페달이 온통 녹슨 내자전거
혼자힘으로는 땅에 버티고 설 수가
없어 담벽에 기대어 서 있구나.
얼마나 많은 길을 바퀴에 감고
다녔느냐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많이 알수록 삶은 여위어 가는
것인가, 나는 생각한다.
자전거야 자전거야 왼쪽과 오른쪽
으로 세상을 나누며 명쾌하게 달리던
시절을 원망만 해서 쓰겠느냐
왼쪽과 오른쪽으로 세상을 나누며
명쾌하게 달리던 시절을 원망만 해서
쓰겠느냐 왼쪽과 오른쪽 균형을
잡았기에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
이만큼이라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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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낭송치유협회(서울시비영리민간단체 제175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