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가을에서야
이해인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 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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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낭송치유협회(서울시비영리민간단체 제175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