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한다.
전통적으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로 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겨 지낸다.
예수님께서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신다는 것은
당신을 온전히 내어 주시어,
하루하루 우리를 살게 하는 생명이 되게 하신다는 뜻이다.
마음이 닫혀 있는 이들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믿음으로 응답하는 이들에게는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생명을 주신다(요한 6,51-58).
누구나 먹지 못하면 힘을 쓰지 못합니다.
육체뿐 아니라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인 힘이 결핍되면 누구나 공허해집니다.
어린이에게는 애정입니다.
사랑을 받지 못하면 바른 성장이 힘듭니다.
어른에게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그분의 이끄심이 있어야 삶이 평온해집니다.
성체성사 안에 주님의 이끄심이 있습니다.
합당한 준비로 성체를 모시면 어떤 형태로든 이 은총을 만납니다.
그러므로 영성체는 힘입니다.
영혼에 생기를 주는 살아 있는 힘입니다.
성체를 자주 모시면 그만큼 하느님의 힘을 가까이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두려움과 불안 앞에서도 떳떳해질 수 있는 힘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박해 시대에
성체를 모시기 전날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엄격하게 성체를 모실 준비를 하였던 것입니다.
지금은 한 시간 전으로 완화되었습니다.
음식을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행위를 통한 마음의 준비가 본질입니다.
역사 안에 오셨던 예수님을 우리가 지금 당장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체성사를 통하여 그분의 힘을 만날 수는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통하여 그분의 기적과 사랑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깊이 묵상하라는 것이 오늘 대축일에 담긴 교훈입니다.
성체성사는 사랑의 성사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려고
사람으로 오시어 당신 자신을 내어놓으셨습니다.
성체성사는 우리가 그 거룩하신 몸과 하나가 되고,
주님께서 당신의 몸과 피로 우리 안으로 들어오시는 사랑의 신비입니다.
성체성사는 생명의 성사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온몸을 내어놓으심으로써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 내시어 생명으로 다시 살게 하시고,
우리는 새롭게 주님의 생명에 참여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내어놓으신 바로 그 생명으로 살아갑니다.
매일의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우리는
그분의 거룩하신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우리 삶 안에서 언제나 그분의 현존을 느낍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은 그분께서 우리를 당신께 이끄시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사랑이며 생명입니다.
성체성사가 사랑이며 생명이라면, 그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우리도
사랑과 생명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온갖 것을 사랑으로 대하고, 그 생명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성체성사는 곧 나눔과 섬김의 신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