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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

[스크랩] 병력病歷 - 임보

작성자현해탄|작성시간26.06.05|조회수17 목록 댓글 1




병력病歷 - 임보

하루쯤 앓게 되면
육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한 열흘쯤 앓게 되면
목숨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고

한 달포쯤 앓게 되면
이 세상 삼라만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게 된다

앓아 본 적이 없는 자여,
어찌 삶의 깊은 맛을 짐작할 수 있으리

임보 시집『눈부신 귀향』(시와시학, 2011)

○ 글(詩) : 임보
○ 음악 : Angel - Sarah
- --------McLachlanl
○ 편집 : 송 운 (松韻)









        ‘아픈 만큼 성숙 할’ 수 있을까? 어린 날 고열에 들떠 까무룩 정신을 놓았다 눈을 뜨면, 할머니께서는 찬 물수건을 이마에 얹어 주시고 팔다리를 주물러 주시며, ‘똑똑해 질려구 그래. 크느라고 그러는 거야.’ 라는 말씀을 주문처럼 들려 주셨다

        아프면서도 할머니의 주문 같은 말씀이 뇌 속에 새겨져 아프고 나면 정말 똑똑해 질 거라고 믿었다
        앓고 난 후에 생긴 통찰력이라면, 발병 하게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병이 생기면 발열과 통증으로 몸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려 준다는 것이었다

        병에 걸려 앓을 때, 우리는 병에 걸린 자신을 솔직하고도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병이란 자신이 무시했거나 배려하지 않았던 육신과 정신적 측면들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병에 걸려 앓게 되면 그동안 자신의 진정한 모습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었는가를 확인하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병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스스로를 괴롭혔거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고, 불균형 상태가 되어 고통 받고 있는 자신을 빨리 바로 잡으라는 신호를 읽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앓는다는 것이 ‘살고자하는 몸부림’으로 느낄 수 있을 때, ‘아픈 만큼 성숙’ 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하루쯤 앓게 되면/육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열흘쯤 앓게 되면/목숨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고//한 달포쯤 앓게 되면/이 세상 삼라만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깨닫게 된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편리함만 추구하고 편안하게만 살려고 하는 삶은 밋밋하다
              불편하고 가난하고 아파 봐야 세상이 남다르게 보인다. 그만큼 절절한 사연도 뒤따라 온다
              . 삶의 이력이다. 이는 학력이니 명예니 직책이니 하는 것들로 따라잡을 수 없다.
              몸으로 부딪치고 이겨내며 때로 눈물로 땀으로 피 흘리며 살아온 삶의 이력은 순금보다 값지게 빛이 난다

              큰 불편함이나, 고생 없이 편안한 울타리 치고 살아온 사람들은 땀이나 눈물, 아픔에 대해 실감나게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바닥까지 떨어져 본 사람, 뼛속까지 아파 본 사람은 아픈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그래서 볼테르는 “자기도 고생했던 병에 누가 동정을 안 하고 배길 것인가”라고 했다.
              화려한 이력보다 아픈 병력의 폭이 한결 깊고 넓다는 것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과거엔 몸이 아파 마음이 아팠지만 갈수록 마음이 아파 몸이 아파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현대인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그 쌓여 가는 스트레스와의 싸움 자체도 또 스트레스가 된다

              병의 농도를 날짜로 저울질하고 이겨 나가며 더 큰 깨달음의 경지까지 이르는 과정을 가만가만 따라가 본다. 몸의 아픔을 마음과 함께 나눠 앓으며 하루, 열흘, 달포…, 세월로 이겨내다 보면 그만큼 더 성숙해지고 깊은 삶의 맛도 만날 수 있음을. 병력이 만들어 낸 힘이다

              -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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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고부동산 | 작성시간 26.06.05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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