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있는 중타가 무섭다....(펌)

작성자Connors|작성시간03.04.01|조회수2,278 목록 댓글 4
(테리펌, 원저: 김진현)

다른 사이트의 '게임이야기'란 코너에 올린 제 게임경험담입니다.
그곳엔 (다른 분들의) 재밋는 글들이 무척 많습니다.
용기내어 올린 글인데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
고수의 그날까지 전진! 전진!

테니스를 즐기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번 쯤 격어 봤음직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아직도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실력 발휘가 왔다갔다하시는 저같은 어설픈
초짜들에겐.....
난타 칠때 분명히 상대가 나보다 하수임에 틀림없는데, 이상하게 게임을 하면 지고마는 그런
답답한(?) 경험들 말입니다.

이야기에 앞서 간단히 제 소개를 말씀드리면 나이는 삼십대 중반을 약간 넘었고,
테니스 입문은 중2때로 상당히 오래되었으나, 공백기간 또한 그에 못지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자주)치게 된 시기는 작년 6월경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아파트 단지내 테니스 클럽에 가입하고 부터입니다.

제 실력은 발리는 잘 못하고, 포핸드는 잘하는(강력한) 편이며, 게임 경험(단식은
거의 열손가락 안에....)이 많지 않고, 난타는 제법 고수 흉내를 내기도 하는
난타용 초짜입니다.

아무튼 이런 상태에서 작년 12월 어느 일요일 오후
저희 아파트 코트에 갔는데 그 곳에 두 사람이 난타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한분은 아파트 상가 식당 주인아저씨로
작은 키(160cm?)에 엉성한 폼이었는데 공은 이상할 정도로
잘 넘기는 편이었습니다.
그 아저씨와 난타를 치던 분이 얼마후 약속이 있다고, 가 버리고
저와 그 식당주인 아저씨가 난타를 쳤습니다.
약 사오십분 쳤나.. 그 분이 단식게임을 요청했습니다.
그 요청을 받는 순간 전 그 분이 매우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난타에서 저의 우위가 확연히 들어난 마당에 굳이 게임을 청해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할려는 의도가 저로선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 전 '예, 좋습니다. 하시죠!'했죠. 그 당시 전 테니스 클럽에
가입하여 6개월정도 일주일에 두세번은 꾸준히 나와 게임감각을
배워오던 중이었고, 상대는 한달에 한번 코트에 나올까 말까하는
분인데가 폼도 엉망, 나이도 사십대후반정도 되어 보이니 체력도
약세일게 틀림없고..... 하여튼, 제가 질 이유가 하나도 없었죠.

그런데....

막상 게임을 들어갔는데, 이게 웬일입니다.
제의 유일한 무기이자 자랑거리인 포핸드가 아무리 쳐대도 계속해서 되돌아 오는 겁니다.
제가 작정하고 잘 때린 상대 백쪽으로의 스트록은, 이상하게 공이 비실비실하면서, 저의
백쪽 베이스 라인 근방으로 (발리를 할 수 없을만큼 떠서)로빙되어 오니,
백이 상대적으로 약한 저는 백으로 대충 넘기고, 이걸 받아 상대는 그 엉성한 폼으로
좌로 우로 위닝샷을 날리니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도무지 그 분의 공의 코스를 폼만 가지고 예측할 수가 없었습니다.
치기 전 저의 몸자세를 보고 손목을 사용하여, 반대쪽으로 쳐 대니,
그 공은 아웃도 되질 않고 워너가 되고,,,,, 게다가 왠 발놀림이 그리도 빠른지.....)
그렇게 해서 결과는 4:6패,
그런데 그 패배에 대한 놀라움은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보통 단식을 1세트하면, 약간은 지치고, 또 물 한모금쯤
마시고 잠깐 쉬는 게 보통 상식적 행동의례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아저씬 별로 치진 기색도 없이,
물 한모금 마시질 않고, 잠시 제 곁에 서서
제가 물마시고, 잠시 자리에 앉아 쉬는 걸 보시다가 바로
오히려 한게임 더 하자고 하더라고요.
(아, 그 체력! 나보다 먼저 와서 난타를 쳤고, 바로 이어서
약 사,오십분 동안 또 나와 난타를 치고, 바로 쉬지않고
게임을 한 후인데도 별로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
내심 한게임 더 하고 싶었지만, 집에 마누라 눈총때문에 꾹 참고
있었는데, 승자가 오히려 한게임 더 하자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이번엔 ...' 하고 두번째 게임에 임했지만 역시 3:6 패배....
게임 끝나고 그 분 하시는 말에 전 또 뒤통수 한대 맞은 느낌이었죠.
"누구, 누구 알죠? 게네들이 예전엔 다 내 하수였는데, 지금은 여기 A조죠?
내가 구력은 한 16년정도 돼었요...... 하여간 난 늙고 폼이 굳어지고 해서
더 이상 실력이 늘지도 않고, 게임 요령만 좀 있는건데, 진현씨는 배우고 있는 중이니
그렇게 강하게 치는 걸 계속 연습해야 나중에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유구무언!!

알고보니, 그 아저씬 생각보다 훨씬 빠른 분이었고, 폼은 엉성했지만,
실수가 적고, 게임운영 능력이 있는, 엄청난 체력을 소유하고 있는
고참(고수는 아니고)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제가 느낀 건, 강타도 물론 중요하지만(수비하는 쪽에서 정확히
라켓의 sweet spot에만 갖다 대면 되죠.) 각도있는 중타가 더 위협적이라는 것과,
또 임팩트 직전까지의 동작에서 방향이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감정의 흔들림이 적어야 된다(중간에 약이 올라 힘이 더 들어가고
에러는 더 하고)라는 것 등을 느꼈습니다.

이렇듯 난타실력과 게임실력은 제 생각엔 (비전문선수들 경우)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때의 컨디션을 비교적 꾸준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그때 그때의 컨디션에 좌우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따라서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꾸준한 실력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노력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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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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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sangwoodad | 작성시간 03.06.18 맞아요^^ 난타나 레슨이랑 게임은 정말 다릅니다. 좋은 경험 하셨네요 ^^
  • 작성자manemanekr | 작성시간 03.10.28 옳소 천표 ㅁㅋㅋㅋㅋ
  • 작성자퓨어파워 | 작성시간 03.12.08 노무현의 일본식 이름이....마스미다 마쿠요 라느데요...마스미다 마쿠요... 결국, 구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답니다...공 안쳐도 구력은 는다는데...그 분도 지금 글쓰신 분과 같은 때가 있었을 겁니다..하지만, 테니스를 치려면 하루이틀이 아니라면...20년 이상 친다고 보면...멋진 폼으로 치는게 낫지요..
  • 작성자이태환 나이테 | 작성시간 04.03.21 맞습니다 겜이 끝나고 나면 왜 졌지 하는 의문감도 들고, 근데 님은 계속되는 찬스볼에서 에러가 많이 나왔겠죠? 강한 포핸드로 공격하고 상대는 방어를 하고 돌아오는 공은 약하면서 서비스라인 근처에 떨어지고 님은 이게 왠떡이냐하면서 포홴드로 강하게 깨렸는데 공은 대부분 네트어 쳐 박히거나 베이스라인 을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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