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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오늘 소풍 온 것처럼 기분 좋네!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2.19|조회수67 목록 댓글 0

어제 부천에서 동기들과 테니스를 하고, 저녁 약속이 하나 더 있어서 라켓을 집에 두고 가려고 이수역에 내렸습니다.
구산빌딩 쪽으로 나오는 순간 엄청 많은 사람들을 봤습니다.
초등학생 꼬맹이들부터 20대 남자와 여자들, 연인들, 엄마와 애들, 50대는 되어 보이는 남자들까지 핸폰에서 눈을 뗄 줄을 모르더라구요.
다른 곳도 그런가 싶었는데 유독 구산빌딩 앞에만 우글거렸습니다.
지나치는 순간에도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더라구요.
저녁 약속을 마치고 다시 지나갔을 때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털모자를 뒤집어쓰고 모여 있었습니다.
눈치를 채셨겠지요?
바로 포켓몬을 잡으러 나온 사람들인데 아마도 여기서 특이한 몬이 나온다는 입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포켓몬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 오락 하는 저도 울강생이들이 이걸 했다면 덩달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무실에 가 봐도 포켓몬 얘기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이것 때문에 교통사고를 낸 사람들이 뉴스에 단골로 등장하다 보니 이걸 좋지 않게 보는 시각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중고생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애가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떨어질까 싶어서 한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이걸 잘 활용하면 사람들이 모여들게 해서 돈을 벌 수도 있을 겁니다.
남이섬 같은 곳은 섬 전체를 포켓몬 성지로 만들어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려 한다네요.
제가 아이디어 하나 드릴까요?
아빠들 중에서 사이가 별로인 아들 하고 가까워 지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고민하는 분들 있으실 겁니다.
제가 관악산 등산을 하면서 아들 손을 잡고 끌어주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 졌듯이 이걸 이용하는 거죠.

먼저 포켓몬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멋진 포켓몬이 나온다는 곳을 수소문 해 두세요.
말씀 드린 남이섬처럼 집에서 좀 떨어진 곳이 좋겠죠.
애들끼리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곳에 있는 멋진 포켓몬을 잡으러 주말 나들이를 하는 겁니다.
'아들, 남이섬이라는 곳에 특이한 포켓몬이 엄청 나온다는데 이번 주말에 아빠랑 남이섬에 갈까?'
이 말을 거부할 아들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세요.
아들과 포켓몬도 잡고 맛난 것도 먹고 자연스럽게 하이파이브도 하고...
서너 번만에 아들과 손 잡고 다니고 '아빠! 고마워요!' 정도는 기본이지 않을까 싶니다.
여기서 더 나간다면 포옹에 '울아빠 짱!'도 문제 없을 거구요.
날 따뜻해 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요.
아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포켓몬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당장 오늘이라도요. 이만한 기회가 있을까요?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

♥오늘 소풍 온 것처럼 기분 좋네!♥

''오늘 소풍 온 것처럼 기분 좋네!''
어머니는 내 손을 꼭 잡았다.
아버지 칠순이라 온 가족이 고향에 모인 날이었다.
넉넉지 않은 집안 살림 탓에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생이 되기 전부터 공장에서 밤낮으로 재봉틀을 돌렸다.
군것질할 돈이 없어 가끔 공장에 찾아가면 하얀 솜을 뒤집어쓴 어머니가 종종걸음으로 나왔다.
새벽부터 일어나 여섯 식구 식사 준비와 자식 넷의 도시락까지 싸면서 정작 당신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해 진 밤에야 돌아오곤 하셨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내가 초등학교 3학년 소풍 때였다.
소풍 날이면 김밥을 챙겨 따라오던 어머니는 점심 때가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배고픔과 기다림에 지쳐 어머니를 원망했다.
점심시간이 끝날 즈음에야 어머니가 왔다.
머리카락과 옷에 솜을 묻힌 모습이 꼭 구름 속에서 나온 사람 같았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김밥을 꾸역꾸역 먹고 집으로 가는 길, 어머니는 앞을 보며 뒤에서 따라 오던 내 손을 꼭 쥐었다.
그제야 어머니의 거친 손에 감긴 붕대를 발견했다.
아들에게 가고 싶어 급한 마음으로 일하다 그만 재봉틀 바늘에 손가락을 찔린 것이었다.
아픈 손가락을 치료도 못한 채 허겁지겁 달려온 어머니.
급하게 오느라 머리와 옷에 묻은 솜털도 떼지 못한 어머니를 원망했으니...

이렇게 손 잡고 걷는 게 얼마만일까...
소풍 이후 처음인 것 같았다.
꼭 소풍 온 것 같다던 어머니의 한 마디.
나처럼 그날을 떠올렸을까...
-고마워 좋은생각/월간 좋은생각 임주성 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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