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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소풍가는 것처럼 즐겁게 일하기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3.10|조회수75 목록 댓글 0

엊그제 저녁, 테니스장에 갔더니 먹을 게 잔뜩입니다.
이미 저녁을 먹고 나온 터라 순간 먹을까 말까 갈등에 빠집니다.
만두나 김밥 같은 거면 한두 개 맛만 보고 말 텐데, 이번에는 다릅니다.
같은 분식이지만 살 엄청 땡기는 것들입니다.
순 밀가루로 만든 꽈배기 같은 건데 단맛 나게 설탕 잔뜩 묻혀서 몸땡이가 이스트 넣은 빵처럼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근데 사 와도 꼭 종류별로 사 옵니다.
이것저것 다 먹어 보고 싶게 말이죠.
저 같은 사람은 저녁 먹고 나와도 셋 중에 하나만 먹어 보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이것을 고르면 저게 더 맛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일단 먹고 나서 뛰면서 빼지 뭐...'
결국 셋 다 하나씩 먹었습니다.
살 빼러 나온 건지, 살찌러 나온 건지...
맛난 거 많이 먹으려고 운동한다는 게 정답이죠.
결국 날씬한 게 아니라 건강한 똥똥이가 되는 거죠.
눈 딱 감아야 되는데 참 어렵습니다.

금요일입니다. 중요한 날이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눈 딱 감고 인정하고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텐데요.
우리는 그럴 수 있을 겁니다. 암요! ~^.^~

♥소풍가는 것처럼 즐겁게 일하기♥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종식이 구두 밑창을 갈기 위해 구둣방에 들렀다.
''아저씨, 구두 밑창 갈려고 하는데요. 얼마나 걸리죠?''
''37분쯤 걸리니 7시 50분이면 끝나겠네요.''
구두를 고치는 아저씨의 모습을 지켜보니 신기했다.
우선 모든 기계를 자기 몸에 맞춰 개조해서 쓰고 있었다.
회전 숫돌은 왼발 앞, 쇠 받침대는 오른발 앞 페달을 밟으면 나왔다.
머리 위 끈을 잡아당기면 사포나 접착제가 담긴 통과 펜치가 내려왔다.
''아저씨,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하셨어요?''
''일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생겼지요.
내 몸에 맞게 고치는 게 재미도 있고요. 이것도 발명이죠.
알아주지 않지만 그게 중요한가요? 내가 즐겁고 편하면 되지.''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진 않았지만 아저씨의 말 속엔 뭔가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 듯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고 머리를 지휘자처럼 흔들기도 했다.
''클래식 좋아하세요?''
''클래식은 가사가 없어서 좋아요. 곡만 음미할 수 있잖아요.
근데 직장 다니고 있나?''
어느덧 아저씨는 동생을 대하듯 말을 놓았다.
''네, 작은 여행사에서 일하는데 죽지 못해 다녀요.''
''죽는 것과 바꿀 정도로 선택했으면 열심히 다녀야지.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늘 이렇게 말하곤 해.
지금은 이래도 좋은 직장을 구하거나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 열심히 할 거라고. 그런데 그게 그렇게 되나?''
''그게 잘 안 돼요.''
''소풍 가는 것처럼 기분 좋게 일해. 쥐꼬리만 한 월급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조금 더 받는다고 팔자 고치는 것도 아니잖아. 기껏 나아 봐야 소형차와 중형차 차이겠지.''

아저씨는 어느새 수선한 구두를 내밀었다.
시계를 보니 정확히 7시 50분이었다.
-고마워 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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