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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감자 부자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3.20|조회수48 목록 댓글 0

세상에! 그제는 제가 안 하던 짓을 했습니다.
차를 닦았습니다.
년중 행사로 1년에 한두 번 할까말까한 일을, 그것도 자동세차도 아니고 손세차를 말이죠.
집 주차장에서 하는 거라 물청소 대신 고무줄 늘어난 빤스 4개가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흉내만 낼까 싶었는데 하다 보니 이쪽도 저쪽도 하게 됐습니다.
1년만에 물맛 아닌 물맛을 보는 차인데 얼룩덜룩 닦은 건지 만 건지 이도저도 아닌 채로 그만둘 수는 없더라구요.

사실 15년이나 된 차를 팔아치워 버리든지 폐차장에 보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차한테는 은혜를 베풀었다 싶었지만, 노구의 몸으로 저희 가족을 태우고 다니는 차를 위해 새봄을 맞아 주는 선물이랄까요?
아울러서 차가 좀 되다 보니 언제 카센터도 없는 산길을 가다가 불쑥 서 버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라 돼지머리는 없지만 고사 지내는 의미도 없지 않아 있고요.
그래도 닦아 놓고 보니 한 5년은 젊어 보이는 게 애쓴 덕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제 마음이 먼저 삐까뻔쩍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어제 차 쓸 일이 있었는데, 훨 부드럽게 잘 나가는 거 있죠.
기분이다 싶어서 배 고프다고 징징거리기 전에 배도 빵빵하게 채워 줬습니다.
지난 주말에 제가 봄을 탔나 봅니다. ~^.^~

♥감자 부자♥

넓고 큰 감자밭을 경작하는 부지런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다 자라 도회지로 간 몇 명의 자식들이 있었지만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열심히 감자밭을 일궜습니다.
하지만 꼭 감자를 추수할 때는 그들이 아무리 바빠도 꼭 자녀들을 불러서 감자 캐는 일을 거들도록 했습니다.
아버지의 단호한 명령과도 같은 불호령에 자식들은 어쩔 수 없이 일은 하였지만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식들은 굵고 둥근 감자를 캐서 수북이 쌓일 때마다 힘든 기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버지는 꼭 감자를 판 돈을 자식들에게 일부를 나눠주고 제법 많이 남긴 감자를 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자식들의 불만이었습니다.
자식들은 그들이 그토록 힘들여 캔 감자를 그냥 무상으로 나누어 주는 아버지께 매년 항의를 하였지만 아버지는 그냥 웃기만 하였습니다.

어느 해에 자식들은 아버지가 자신들이 고생해서 거둔 아깝기 그지없는 감자를 나누어 주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 해에는 그렇게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겨울을 지낸 남은 감자는 일부가 파랗게 변하면서 독이 생기고 나머지 대부분은 썩어 들어가 다 버리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 해에 심을 감자 조차도 모자랐습니다.
이렇게 되자 아버지는 자식들을 불러 모아 놓고 말했습니다.
''재물은 감자와 같아서 쌓아놓기만 하면 그것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고 썩어들어간다.
진정한 부자는 재물을 쌓아놓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재물을 나누고 순환시키는 사람이다.''
그리고 부를 얻을 때는 땀을 흘려 노력해서 얻을 것과 그간 주위와 이웃들에게 계속해서 감자를 나눔으로 그들과 인정을 쌓고, 적당한 양의 감자만 남김으로 해서 감자가 썩지 않고 봄에 다시 심을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자식들이 전혀 모르는 창고로 데려가 이웃들이 매년 받은 감자에 고맙다고 답례로 보내 온 갖가지 농사 지은 수확물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식들은 비로소 아버지의 감자에 대한 깊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감자 부자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쌓아놓기만 하고 나누고 순환하지 못해서 썩혀서 자신도 이웃도 모두 다 가지지 못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봅니다.
진정한 부자는 마음과 덕과 자신의 것을 아까워 하지 않고 나누는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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