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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가족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뭘까?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3.24|조회수68 목록 댓글 0

어제 집안일로 남도에 가기 위해 연차를 냈습니다.
평일에 연차를 내고 이렇게 길 떠나는 것도 좋네요.
울각시랑 같이 가는 길입니다.
울각시가 일하는 학교 앞 한의원 마당의 하얀 목련이 꽃을 피웠더라구요.
역시나 올들어 처음 보는 목련이었습니다.
학교 앞 커피숍에서 커피 두 잔을 사서 나왔습니다.

커피를 사면 빨대를 주죠.
울각시가 가면서 마실 생각에 가는 빨대 두 개를 챙겼습니다.
몇 모금 마시고 용산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흔들리는 버스라 혹시나 싶어서 안 마시고 들고 있는데 울각시가 빨대를 권했습니다.
근데 이 빨대로 커피 같은 걸 마시면 엄청 뜨겁잖아요.
그냥 조그만 구멍을 위로 젖혀서 마시려고 했는데 이게 쏙 들어가 버려서 잘 안 됩니다.

울각시 : ''빨대를 꽂으시오.''
저 : ''괜찮아요.''
구멍이 위로는 꼼짝도 않습니다.
울각시 : 웃으면서, ''거 봐요. 빨대를 꽂으시오.''
저 : 여전히 구멍을 젖혀 보려 애쓰면서, ''괜찮다고요.''
울각시 : ''빨대를 꽂게 해 주세요.''
울각시랑 저 : ''... ...'' 빵 터졌습니다.
저 : ''빨대를 꽂게 해 주겠어요.''
울각시 : ''새신랑 같아요.''
저 : ''각시도요.''
울각시랑 저 : ''... ...'' 빵 터졌습니다.

용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아이쇼핑 좀 했습니다.
KTX에서의 스도쿠는 울각시의 일방적 승리입니다.
울각시가 챙겨 온 고구마형 과자가 맛납니다.
울각시랑 떠나는 길, 아무거나 재밌습니다. ~^.^~

♥가족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뭘까?♥

''가족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뭘까?''
어느 날 친한 언니가 보낸 문자 메시지다.
''평생 웬수.''
빠른 내 답변에 언니가 전화를 했다.
''정말 실망이다. 넌 좋은 얘기를 해 줄 거라 믿었는데...''
하지만 나는 '평생 웬수'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도 싫은 일도 함께해야 하고, 싫다고 미워할 수도, 좋다고 좋아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 아들 친구들의 대화를 듣고 참 부끄러웠다.
아들이 물었다.
''너희 엄마도 아빠랑 싸우시니?''
여자애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아들은 정말 부럽다고 했다.
그런데 여자애는 ''난 엄마아빠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또 다른 남자애가 ''우리 엄마아빠도 안 싸우는데.''라고 하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거짓말을 외쳤다.
이에 그 남자애는 ''단지 말을 안 해.''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한 마디 더했다.
''우리 엄마아빠는 아주 친해. 문제는 잘 놀다가 싸우고 다시 조용해져. 난 걱정되는데 잠시 뒤 또 같이 놀아.''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 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했다.
우리는 결혼 12년차이자 세 아이의 부모다.
대단한 자녀관을 가진 것도, 큰 꿈을 꾸며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신랑은 몸짱은 물론, 얼짱도 아니지만 나는 신랑이 참 든든하고 좋다.
비록 가끔은 티격태격할지라도 세월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더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미울 때나 즐거울 때나 늘 함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마워 좋은생각/박경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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