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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는가이다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3.31|조회수42 목록 댓글 0

수요일에 과천 테니스장 가는 길, 11-1번을 탔습니다.
맨 뒷 좌석에 앉았는데, 사당역에서 꽉 찼습니다.
제가 테니스 가방을 안고 있는 걸 보고 금방 내린다는 걸 아는지 두 사람이 내가 앉은 자리를 노리는 걸 오랜 대중교통 이용 경험으로 단박에 눈치를 챘습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아줌마처럼 보였고, 다른 사람은 안 아줌마처럼 보였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어떤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면 그 사람이 서 있는 방향으로 일어서면 안 됩니다.
일어서는 순간 그 사람의 길을 막게 되어 다른 사람에게 길을 열어주는 꼴이 되거든요.

이 아줌마는 그걸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일어서서 나갈 통로를 아예 앉아서 막고 있었습니다.
버스 바닥에 앉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과천 성당 정류장에서 제가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조용히 일어서는 순간 두 사람이 동시에 의지를 보였지만 결과는 보나마나였습니다.
이겨 놓고 싸운 아줌마의 윈이었죠.
지속적인 상황파악, 여건 조성, 적시적 결단과 행동에 이르기까지 대중교통 이용에 특화된 달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살이가 다 비슷한 이치인 것 같습니다.
버스 자리 하나 잡는 데도 이런데 말이죠.
일단 먹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그에 걸맞는 행동이야말로 필수적입니다.
옷 그까이 꺼 빨면 그만이지와 옷도 건지고 자리도 차지겠다는 생각이 보여주는 극명한 차이였습니다.
명분과 실리, 모든 걸 가질 수 없는 모양입니다. ~^.^~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는가이다♥

늘 화가 나 있는 사람이 영적 스승을 찾아와 말했다.
''저는 언제나 화를 내고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스승이 말했다.
''그대는 어린시절이나 젊은 시절에 받은 상처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그것 때문에 많이 약해진 것이다.''
''저는 작은 일들 외에는 큰 상처를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어떻게 먼 과거의 상처들이 지금의 나를 약하게 할 수 있죠?''

스승이 옆에 놓여 있던 작은 물병을 남자에게 주며 말했다.
''손을 앞으로 뻗어 이 물병을 들고 있어 보라. 무거운가?''
''아닙니다. 무겁지 않습니다.''
10분 후 스승이 다시 물었다.
''무거운가?''
''조금 무겁지만 참을 만합니다.''
시간이 한참 흘러 스승은 다시 물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매우 무겁습니다. 더 이상 들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말했다.
''문제는 물병의 무게가 아니라, 그대가 그것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는가이다.
과거의 상처나 기억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오래 들고 있을수록 그것들은 이 물병처럼 그 무게를 더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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