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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파라솔 효과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4.20|조회수71 목록 댓글 0

어제 출장갔다 올라오는 길에 옆자리에 한 남자가 앉았습니다.
원래는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 분이 앉게 되어 있었는데 아내 분과 떨어져 앉게 되었는지 '그쪽이 더 좋지 않느냐'며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양해를 구하는 통에 제 옆에 앉게 되었습니다.
근데 제가 앉은 자리는 서쪽이어서 오후의 햇빛이 있는대로 들어오는 곳인데 좋긴 뭐가 좋겠습니까?
거기다 햇빛이 얼굴을 직방으로 때려대는 통에 창가에 앉은 녀석이 차양막을 언제쯤 내리려나 이제나저제나 하고 있는데, 아 이 녀석은 그러기는 커녕 바깥 풍경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겠지요.
결국 더 참지 못하고 제 앞으로 두툼한 팔을 쭉 뻗어서 차양막을 내리더라구요.

잠시 후 심심했던지 핸폰을 켭니다.
KTX는 핸폰이나 노트북 같은 걸 충전하는 콘센트가 있는데 의자 아래 하단부에 있더라구요.
제가 콘센트가 어디 있는지 보는 걸 눈치챘는지 자기가 먼저 꽂으려고 서둘러 충전기를 꺼냅니다.
그렇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 콘센트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걸요.
출장 내려갈 때 한 번 속았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충전이 안 된다고 혼자말로 궁시렁거리더라구요.
그러더니 원래 자기가 앉게 되어 있던 옆 자리를 잠시 쳐다보았습니다.
콘센트가 첨부터 안 된다는 걸 모르는 남자는 오늘 재수가 왜 이러냐 싶었을지도 모르죠.
이상은 출장 복귀길에 무료함을 달래려는 주변 관찰기였습니다.

오늘도 어제만큼 미세먼지 지수가 높네요.
다리 때문에 울각시를 한시적 운전기사로 고용해서 출퇴근한 이후로 도로가 젤 한산하네요.
그만큼 회식 때문에 차를 두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닐까요?
아닌 게 아니라 저도 한 건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권 목요일 되세요. ~^.^~

♥파라솔 효과♥

1km에서 10km 반경내에 특별한 기후가 형성되면서 그곳 만의 작은 기후를 형성하는 것을 소 기후라 말합니다.
도시의 열섬현상 등은 소 기후의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막에는 일년에 비가 오는 경우는 고작 며칠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건조하고 메말라 있습니다.

어떤 지질학자가 사막을 탐험하다 멀리 야자나무를 보고 오아시스가 있는 것을 예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그 인근에 사는 주민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이 야자나무는 오아시스 근처에 자생한 나무입니까?''
그러자 인근 주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대추야자는 결코 사막 이곳 오아시스에서 스스로 굴러와 자생할 수 없습니다.
수백 년 전 어떤 성인이 심었기 때문에 이렇게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심어진 야자나무는 높이 자라나 습기가 사라지는 것을 차단하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파라솔 효과로 그 나무 아래서는 올리브가 자라고 올리브 아래에서는 풀이 자라납니다.
특히 습기를 차단한 결과 새벽에는 사막에서는 볼 수 없는 이슬이 맺히기도 합니다. 이것은 식물이 자라게 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누군가 심은 대추야자로 인해 그 근처는 사막에서 볼 수 없는 아주 좋은 소 기후가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사람도 심심찮게 자신의 주변에 소 기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한평생 일군 기업의 이윤을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내놓은 사람.
어려운 가운데 장사를 하여 모은 재산을 기꺼이 장학금으로 내놓은 사람...
이런 분들이 삭막한 사막에 그늘을 만들고 소 기후를 형성하는 사람들입니다.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에 야자나무를 심었던 어떤 성인들 덕분에 그늘이 형성되고 이슬이 맺히는 파라솔 효과로 많은 사람들이 쉼을 얻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소 기후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슴으로 읽는 따뜻한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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