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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난 단지...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5.05|조회수52 목록 댓글 1

어버이 날이 다음 주 월요일이라 부모님 모시고 하는 식사는 이번 주 중으로 하는 집이 대부분이겠죠?
어제 저희 집도 그랬습니다.
모이는 시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가는 길에 올림픽 공원에 잠시 들렀습니다.
기대와는 다르게 올림픽 공원은 화려한 꽃들이 스러져 가고 벌써 녹음이 찾아오고 있네요.
사실 식물의 일년 중 꽃이 피는 순간만큼 아름다운 시절은 없겠지만, 어린 새순이 돋아나는 것도, 그 새순이 자라서 녹음이 짙어져 가는 것도 어느 것 못지 않게 아름답지요.
화려했던 철쭉들이 스러져 가지만 여전히 이쁘네요.

때이른 무더위에 벌써부터 나무 그늘을 찾는 사람들이 공원의 한가로움을 더합니다.
여기저기로 이어지는 순환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가볍게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연신 부러움을 흘리고 지나갑니다.
이러니 공원 주변에 사는 걸 선호하는 거겠죠?

연휴를 맞아 날들이 계속해서 좋을 거라네요.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고 선거 때까지 계속이요.
만사 제끼고 놀러가기 딱입니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지요.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사람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선택의 순간에 기권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이 재수에 옴이나 붙었으면 좋겠죠?
우리 집은 오늘 투표하러 갑니다.
할 건 하고 놉시다. ~^.^~

♥난 단지...♥

오래 전 존스 홉킨스 대학의 한 교수가 몇명의 대학원생들을 빈민굴에 보냈다.
빈민굴에 살고 있는 12세에서 16세까지의 어린 소년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환경과 경력을 살펴 그들이 앞으로 건전한 삶을 살 확률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학생들은 더럽고 열악하고 가난하고 범죄자가 들끓는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 중 90% 이상이 교도소 생활을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교수에게 제출하였다.

25년 후, 또 다른 대학원생들이 빈민굴에 나갔다.
이들의 임무는 25년 전의 조사결과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예전의 어린 소년을 한 명씩 찾아보았다.
놀랍게도 학생들이 만날 수 있었던 180명의 소년 중에서 교도소에 한 번이라도 들어간 사람은 단 4명 뿐이었다.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던 것이다.
학생들은 범죄의 온상에서 소년들이 무사하게 자랐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학생들이 빈민굴에 조사를 나갔을 때 소년들이 한결같이 한 말은 ''빈민굴에 한 선생님이 있었다'' 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기억해 낸 한 학생에 의해 자세한 조사가 시작되었는데, 소년들은 하나같이 그당시 한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찾아나섰다.
그 선생님은 반백의 할머니가 되어 허름한 건물에 살고 있었다.
학생들은 노부인에게 빈민굴 소년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그동안 벌여왔던 조사결과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어떻게 소년들을 지도하고 가르쳤기에 소년들이 바르게 자랐고, 어른이 된 뒤에도 선생님을 잊지 못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노부인은 소년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오, 저는 사실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노부인이 여러 번 같은 말을 반복하자 학생들은 낙심하고 일어섰다.
문을 나서는 학생들을 배웅하며 노부인이 중얼거렸다.
''난 단지... 그 소년들을 사랑했었지요.''
-세상의 모든 이야기/월간 좋은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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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강무쇠다리(양민성, 안양) | 작성시간 17.05.05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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