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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늙은 아들도 어머니에겐 어린 자식입니다.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5.17|조회수44 목록 댓글 0

아싸! 울각시가 월요일에 드뎌 청소기 돌리는 걸 허락했습니다.
어제 퇴근해서는 베란다에 뒀던 사과를 정리하느라 왔다갔다 한다고 울딸한테 은연중에 일러바치기는 했지만 크게 뭐라 하지 않았고요.
제가 소파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일 기미가 보이면 울각시보다 더 도끼눈을 하고 뭐라 하던 울딸도 이젠 풀어줘도 되겠다 싶었는지 가만히 있었구요.
내친김에 설거지도 하겠다니까 못 이기는 척 물러나 주더라구요.
헬스장 가는 울각시 배웅한다고 현관 앞에서 배꼽 인사를 해도 웃으면서, 움직일만 하면 옥상 야채들 물 좀 주라고까지 했습니다.

이런 게 다 뭐라고 좋아하냐고, 미친 거 아냐 하시겠지요?
그동안 다쳐가지고 이쁜 울각시 힘들 게 한다는 생각에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가족들을 도와주는 가장 좋은 건 다치지 않는 것이 거든요.
무엇보다 소파를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어떤 건지 경험을 안 해 본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벌써 수요일에 날도 좋고, 다 좋은 날 되세요. ~^.^~

'보릿대...'의 아침단상 349

♥늙은 아들도 어머니에겐 어린 자식입니다♥

한 요양병원에서 서예 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서예가 뇌졸중과 치매를 앓는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요양병원에는 뇌졸중이 심하신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본인의 이름과 몇 개의 단어를 겨우 쓰시는 정도입니다.

어느 날, 수업이 마쳐갈 즈음에 할아버지에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보이시는 할머님은 바로 할아버지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를 본 할아버지의 얼굴에 환하게 웃음이 번졌습니다.
"어무이, 어무이요"를 말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꼭 아이와 같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더듬더듬 어머니의 얼굴을 만지고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자랑하려는 듯 서예 실력을 뽐냈습니다.
느릿한 손으로 겨우 붓을 새 먹에 담그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붓글씨를 본 어머니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 흘렀습니다.
삐뚤삐뚤했지만 정성스럽게 쓴 할아버지의 붓글씨에는 바로 어머니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할머님은 웃음 반 울음 반으로 붓글씨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바래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아들도 어머니에게는 여전히 어린 자식이었고, 가슴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어머니에겐 초등학생 아들도, 결혼한 아들도, 백발 노인이 된 아들도 여전히 염려되는 어린 자식일 뿐입니다.
뱃속에 품는 그 순간부터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 걱정뿐인 어머니...
그분의 사랑과 헌신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음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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