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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아무리 닦아도 빛나지 않는 것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8.02|조회수62 목록 댓글 0

여행 첫 날입니다.
로마 공항에서 숙소까지 오는 길은 그런대로였습니다.
셔틀을 뛰기로 한 Mr.Bruno가 조금 늦었고, 열쇠를 주기로 한 사람은 이보다 조금 더 늦어서 하마터면 울각시 화살 공장에 전기가 들어갈 뻔했습니다.
셔틀 남자는 영어라고는 요만큼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세상에 제가 상대방이 영어가 안 돼서 조용히 있을 때도 생기더라구요.

공항에서 오는 길에 본 길은 흡사 우리나라에 온 듯했습니다.
온도도 딱 우리나라처럼 후끈했고요, 외곽도로 가로수는 미류나무, 아카시, 심지어 소나무 비슷한 나무와 공원에서 많이 본 침엽수가 다였습니다.
시내는 온통 플라타너스였는데 지들 능력껏 크고 싶은 대로 원없이 뻗어 오른 게 나름 큰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홍콩은 좁은 건물 터에 엄청 높게 올리던데, 여긴 넓은 건물 터에 낮은 층 수의 대리석 건물들 일색입니다.
당근 도로 여건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열에 아홉은 경차들이었지만 이오이오차가 지나가자 일차선 편도임에도 순식간에 길을 터주고 정지해 있는 모습이 본받을 만했습니다.

숙소는 테베레 강쪽인데 도로 안쪽으로 다소 낡아 보이는 곳에 잡았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아들 하고 둘이서 주변 정찰에 나섰습니다.
숙소 골목을 벗어나자 바로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시내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의 접근을 통제한 옛 건물터와 잔해들이 주변의 현대식 건물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데도 사람들의 접근을 통제하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레 고양이들 천국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직접 접촉이 가능한 곳에는 다 큰 냥이들만 있고, 아랫쪽 건물 터에는 이보다 작은 냥이들이 있던데 우연처럼 여겨지지 않는 게 큰 냥이들의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마치 '건드리면 죽는다'고 하는 것 같아서 감히 머리를 쓰다듬지는 못하고 검지 손가락 끝으로 겨우 왼쪽 발등만 살짝 터치하는 영광(?)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아무나 관광객들 가까이 가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테베레 강가는 상설 시장이 열리는 곳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헌데 공항에 내릴 때는 열에 아홉은 우리나라 사람들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우리나라 사람은 커녕 동양 사람조차 구경도 못했습니다.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대요?
한국은 한참 출근들 하고 있겠네요.
저도 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 다니려면 코 자야겠습니다.
수고들 하세요. 이만 총총... ~^.^~

♥아무리 닦아도 빛나지 않는 것♥

어느 날 밤, 천사들을 만났습니다.
천사들은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닦고 있었습니다.
나는 천사들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닦고 있습니까?''
그러자 한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세상이 너무 더러워서 닦고 있습니다.''
천사들이 산과 바다와 나무들을 닦아 깨끗하게 빛났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닦아도 빛나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그것은 왜 닦아도 빛이 나지 않는지요?''
그러자 한 천사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의 마음은 자신들이 닦아야 비로소 빛을 낼 수 있답니다.''
-탈무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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