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메스트레 역에서 밀라노 행 열차를 탔습니다.
역시나 듣던 대로 밀라노는 한산한 듯, 베네치아 본 섬을 나오기 전에 표를 샀는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열차가 아펜디노 산맥 북쪽 파도바 일대의 너른 평야지대를 달립니다.
한참을 달리는데도 산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대부분 옥수수 밭인데 워낙 넓다 보니 밭과 밭의 경계가 분명치 않아서 일까요? 나무를 심어 구분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네요.
남들 눈에는 그저그런 흔하디 흔한 시골 풍경이겠지만, 이탈리아 촌놈의 눈에는 온통 신기할 따름입니다.
창문에 이마를 대고 뚫고 나갈 기세로 바라봤습니다.
반면 열차의 오른쪽은 멀리 알프스에 가까워서 인지 산들이 쭈욱 이어지는데, 산 위로 보이는 구름들이 말로만 듣던 만년설인가? 잠시 착각하였습니다.
이탈리아에 와서 여러 성당들을 구경했지만 모두 성당 외부만 둘러보았습니다.
하지만 밀라노 두오모 만큼은 오르고 싶었습니다.
걸어서 계단으로? 이 더위에? 천만에요,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휴대품 검사를 받았습니다.
아들이 매던 가방을 교대로 넘겨 받았는데, 검사하던 군인이 제가 매고 있던 가방을 열더니 웃더라구요.
크고 작은 각종 물과 음료수가 여섯 개나 나왔습니다.
다 조금씩 마셔서 그냥 물이라는 걸 보여줘야 했습니다.
성당 테라스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이 반겨 줍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상들과 조각들에 정말이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뾰족한 탑 위에 선 무수한 수호성인들이 동서남북 사방을 경계합니다.
세상의 모든 선악을 지켜보고, 악으로부터 선을 지켜내려는 의지의 상징이겠지요?
이처럼 아름다운 두오모를 설계하고 지어 올린 이들의 노고가 어땠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밀라노는 파숑의 도시 중 하나죠.
아울렛만 봐도 그런데, 하물며 밀라노에 와서 그냥 눈팅만 할 수는 없지요.
그렇다고 안 그래도 출혈이 막심한데 아무거나 지를 수는 없습니다.
울각시가 기분은 기분대로 내면서 현명한 득템의 진수를 보여 줬습니다.
울아들이 보고 싶어하던 '산시로'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AC밀란과 인터밀란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홈구장입니다.
베니스에서 밀라노로 오는 열차가 중간에 고장으로 2시간이나 연착하는 바람에 시간이 늦어서 내부 관람을 할 수 없었습니다.
두 클럽의 앰블럼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축구장 외부를 한 바퀴 돌아 봤지만 그 어떤 표식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약간은 허탈했습니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 가까운 숙소로 어렵사리 들어왔습니다.
내일 새벽이면 일주일 동안 나름 알차게 여행했던 이탈리아를 떠납니다.
첨으로 호텔을 잡았더니 시원한 게 그만이네요.
오늘도 2만보가 넘는 강행군을 했는데 낼 새벽에 일어나려면 얼른 자야겠어요.
오늘은 말이 많았네요. ~^.^~
'보릿대...'의 아침단상 370
♥겨자씨 하나의 힘♥
페르시아의 유명한 장군이자 대왕이었던 다리우스 황제가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알렉산더 대왕이 이끄는 군대와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다리우스 황제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선전포고하면서 병사를 통해 선물을 하나 보냈습니다.
그 선물은 참깨가 잔뜩 들어 있는 부대였습니다.
다리우스 황제는 그의 군대는 이렇게 많으니 너희는 승산 없는 싸움을 하지 말고 항복하라는 의미에서 그 참깨를 보냈습니다.
깨가 가득 들어 있는 부대를 받은 알렉산더 대왕은 답장으로 작은 봉투에 작은 겨자씨 하나를 넣어서 다리우스 황제에게 보냈습니다.
그 선물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의 수가 적다고 무시하지 말라.
우리는 작지만 무섭고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너희들을 맞이해서 충분히 싸울 준비가 되어 있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전쟁에서 알렉산더가 승리했습니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새들이 쉬어갈 만큼 큰 나무가 된다고 합니다.
지금 자기 자신이 겨자씨 하나만큼 작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낙심하지 말고, 겨자씨 하나의 힘을 믿어보세요.
여러분은 어쩌면 각자가 생각하는 그 이상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을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