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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오늘 치킨은 무료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8.19|조회수121 목록 댓글 0

간밤에 모기가 창궐하는 바람에 새벽에 모기 보초를 선 때문이기도 했지만 휴일이라 맘 푹 놓고 잤더니 12시가 다 되어 일어났습니다.
오지게 잤더니 멍하기는 한데, 피로가 많이 가신 듯합니다.

새벽에 모기를 세 마리나 잡았습니다.
자려고 하면 에엥~ 거리고, 또 자려고 하면 엥~ 거리는 통에 한 두어 시간 못 잤습니다.
모기는 어디라도 있지만 유럽 모기들은 우리나라 모기들처럼 민첩하지도, 약삭빠르지도 않더라구요.
일단 쉽게 눈에 띄는 데에 붙어 있는데다, 잡으려고 다가가도 잽싸게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구석구석에 숨어서 한 마리 찾으려면 온 방안을 이잡듯이 뒤질 일도 없었고요, 전자 모기채가 아니라 손으로도 얼마든지 쉽게 잡을 수가 있었거든요.
대신 그만큼 무식하게 달려드는 건 있습니다.
우리나라 모기들처럼 물까 말까 찝적대고 그러는 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모기가 많기도 하지만 전자 모기채 같은 첨단 장비를 집집마다 구비를 하고 있으니 모기들도 거기에 맞춰서 갈수록 진화하는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저 이탈리아에서 모기 물리고 온 사람입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당분간 접촉을 자제하도록 하고, 특히 열이라도 난다 싶으면 바로 칩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비 온다던 하늘이 말짱하네요.
즐거운 휴일 되세요. ~^.^~

♥오늘 치킨은 무료♥

금요일은 제일 바쁜 날이었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주문 전화에 모두 바쁘게 움직였다.
''네! 별별 치킨입니다!''
그가 씩씩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상대편은 묵묵부답이었다.
'장난 전화인가?'
그는 한 번 더 큰 소리로 말했다.
''네! 손님, 말씀하세요!''
''... 후, 후라이드... 치킨 하, 한...''
한 여자가 더듬더듬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이 시끄러워 잘 들리지 않았다.
''손님, 죄송한데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후, 후라...이드, 치, 치킨...''
''엄마아, 빨리이~''
수화기 너머로 아이들이 보채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그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어딘가 몸이 불편하신가?'
그가 상냥하게 되물었다.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요, 손님?''
''네... 주, 주소는...''
그가 천천히 주소를 받아 적었다.
'아, 이곳은...'
전에 한 번 배달을 가 본 지역이었다.
골목골목을 지나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나오는 곳.
그가 알기로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이 많은 곳이었다.
''저어 호, 혹시 가, 가격이...''
''아, 네! 후라이드 한 마리 15,000원입니다.''
''아... 네... 아, 알겠...습니다. 부, 부탁합니다...''

그는 전화를 끊고서 잠시 고민했다.
여자의 마지막 목소리가 계속 귀에서 맴돌았다.
'15,000원이면 꽤 큰돈인데 부담되시는 걸까...'
'아,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지?'
그는 머리를 흔들고 주문을 넣으려다 다시 멈칫했다.
어린시절 그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외식 한 번 맘 편히 못했던 부모님의 그늘진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다시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눌렀다.
''여, 여보...세요?''
''아, 네! 별별 치킨인데요!''
그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손님, 저희 가게가 럭키 세븐데이라고, 주문 고객 중 총 일곱 분을 추첨해 치킨을 무료로 드리는 행사를 진행 중이에요.''
''...네?''
''축하합니다! 당첨되셨어요! 방금 주문하신 후라이드는 무료입니다.''
''...어어...흐흑...''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여자가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했다.
목소리에 담긴 마음의 그늘을 헤아릴 줄 아는 그런 사람들.
그들 덕분에 내일이 조금 더 밝게 빛난다.

경기도 안양시는 착한 거짓말로 사랑을 전한 치킨 배달원(정준영, 남, 23세)에게 선행 시민 표창을 수여했다.
아르바이트로 근무하고 있는 K치킨 본사에서도 정씨의 선행을 칭찬하는 격려 장학금을 지급하고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뭉클_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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