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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금 그릇, 은 그릇, 나무 그릇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8.28|조회수125 목록 댓글 0

한 주의 시작 월요일이고 해서 눈꼽만치 서둘렀더니 7시쯤에 나왔습니다. 여유가 생겼습니다.
늘 컴컴한 굴 속을 다니는 지하철만 타고 다니다 요런 날은 버스를 타는 것도 나름 재미납니다.
502번을 타고 편도 4차선인 동작대로, 3차선인 동작대교와 서빙고로, 다시 4차선인 한강대로를 달렸습니다.
초가을 아침 날씨답게 시원합니다. 버스 에어컨이 돌지만 에어컨 바람을 쐬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반팔 옷을 입은 사람은 저 말고 딸랑 한 사람입니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휴일을 잘 보낸 건지 못 보낸 건지 눈을 뜨고 있는 사람들보다 감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어디 전쟁터라도 끌려가는지 촥 가라앉은 분위기가 쪼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원하게 잘 뚫린 도로를 보니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의 좁은 도로들이 생각납니다.
시내 도로들은 어쩌다 아주 짧은 구간만 2~3차선이고 나머지는 거~의 다 1차선입니다.
특히 도시와 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들은 고속도로를 빼고는 거의 100% 1차선입니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오르막길 같은 곳에는 우리나라처럼 저속차량용 차선이 있기도 하지만 역시나 아주 드뭅니다.
편도 1차선 도로이다 보니 제한속도가 엄청 다양합니다.
심한 곳은 100km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교량 위나 터널 안에서도 얼마든지 추월이 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바쁘거나 운전 좀 한다는 사람들의 추월은 우리나라랑 비까비까합니다.

한 가지 더, 자기보다 조금 빠르다 싶으면 바로 추월할 수 있도록 양보하는 건 습관이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지가 알아서 가겠지 하는 차들은 못 봤습니다.
편도 1차선 도로이면서도 도로가 많이 막히거나 하지 않았는데, 차가 적었을 수도 있지만 바로 이 양보하는 운전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마음씨 넉넉하게 양보하는 가운데 즐거운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

♥금 그릇, 은 그릇, 나무 그릇♥

나이 많은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날이 갈수록 몸이 쇠해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직감했습니다.
다른 것은 괜찮았지만 혼자 남을 공주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왕은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왕은 하루속히 자신을 대신해 공주를 아끼며 사랑해 줄 신랑감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봐라. 지금부터 공주의 신랑감을 뽑도록 하겠다. 이 소식을 널리 알려 훌륭한 젊은이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라.''
수많은 젊은이가 공주의 신랑이 되겠다며 나섰습니다.
최고의 젊은이를 뽑고 싶었던 왕은 직접 낸 문제로 여러 관문의 시험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후의 3인이 남았습니다.
세 명의 젊은이들은 모두 흠잡을 데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나같이 건강미가 넘치고, 눈빛은 총기가 있고, 얼굴도 반듯반듯하니 잘 생겨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게다가 그 어려운 관문을 다 통과할 만큼 똑똑하고 지혜로웠습니다.

왕이 마지막으로 세 젊은이들을 불렀습니다.
''지금까지 수고가 많았소. 내가 선물로 세 종류의 그릇을 준비하였소.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씩 고르시오.''
왕이 가리키는 곳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 그리고 나무 그릇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왕이 말을 마치자 두 젊은이가 쏜살같이 빠르게 그릇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중에서도 행동이 잽싼 젊은이가 금 그릇을 손에 넣었습니다.
코 앞에서 금 그릇을 놓친 다른 젊은이가 아쉬움에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은 그릇을 집어들었습니다.
마지막 젊은이는 한 발짝 뒤에서 다른 두 젊은이가 그릇을 고르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재빠른 두 젊은이의 선택이 끝나고 나서 그는 차분히 나무 그릇을 들었습니다.
''자, 이제 공주의 남편이 결정되었도다.
나무 그릇을 잡은 마지막 젊은이를 내 사위로 정하겠노라.''
왕이 마지막 젊은이를 사위로 선포하자, 주위 신하들과 젊은이들은 모두 당황한 얼굴들이었습니다.
''금 그릇을 잡은 제가 마땅히 사위가 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찌 금 그릇이 아니라 나무 그릇을 잡은 자를 사위로 맞으려 하십니까?''
금 그릇을 잡은 젊은이가 억울하다는 듯 울상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은 그릇을 잡은 젊은이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임금님, 그렇습니다. 저렇게 민첩하고 결단력 있는 젊은이를 두고 왜... 금 그릇을 잡은 자를 사위로 택하셔야지요.''

다들 왕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여봐라. 이 중에 금과 은이 제일 좋은 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누구든 재물을 갖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라를 이끄는 사람이 재물에 흔들리고, 자신의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나라가 어찌 되겠느냐?''
왕의 말에 금새 숙연해졌습니다.
몇몇은 부끄러운 듯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왕이 계속해 말을 이어갔습니다.
''금과 은이 있어도 탐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것을 양보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미덕이다.
그러니 나무 그릇을 고른 이 젊은이야말로 공주의 신랑이자 나의 사위, 이 나라의 왕이 될 최고의 젊은이지.''
왕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나무 그릇을 잡은 젊은이를 향해 고개 숙여 축하와 존경을 표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손해보기 싫어하고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리더는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할 줄 알아야 합니다.
-탈무드 이야기/어린이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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