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마음의 교양

내 꿈은 쓰레기 맨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9.10|조회수89 목록 댓글 0

휴일인데 특별히 하는 것 없이 푹 쉬고 있습니다.
동문 테니스 시합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느라 수고가 많은 동기들도 있고요, 서울 둘레길을 돌았다고 자랑질을 하는 동기들도 있었습니다.
집안 청소를 마치고 대자로 누워서 잠시 낮잠을 자는 맛을 아시려나요?
이 정도로는 식충이 노릇을 면할 수 없습니다.

숙원사업 하나를 해결하러 나섰습니다.
뒷 베란다 전등이 나간 지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전구를 파는 가게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몰라서 자연스럽게 동네 투어를 했습니다.
훤한 대낮에 동네를 돌아다닌 게 꽤 됐네요.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들 사이로 아직은 좀 이른 듯한데 연노랑 빛을 띄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벌레가 먹지 않았나 싶네요.
가을답게 국화 화분을 꺼내놓은 집도 있고요.
호박넝쿨은 아마도 큰 것을 빼앗겼는지 겨우 주먹만한 것을 달고 있을 뿐입니다.
재개발 시공사가 선정된 지역은 벌써부터 생기가 없어 보입니다.
조만간 수많은 나무들이 사라지겠네요.
아파트 놀이터는 따사로운 가을 햇볕을 즐기러 나온 엄마와 아이들로 초만원입니다.
어쩌다 아빠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남자들 반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구를 끼고 환하게 불이 들어오는 걸 확인했습니다.
간만에 밥값 좀 했습니다.
잠시 걸어갔다 왔을 뿐인데도 등허리에 땀이 살짝 맺혔습니다.
오늘도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거라지요?
때아닌 중국발 미세먼지만 아니면 더할나위없는 날입니다.
호흡기 질환을 조심하라는 뉴스가 들리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

♥내 꿈은 쓰레기 맨♥

4학년 미술시간.
오늘의 주제는 <내가 되고 싶은 영웅> 그리기.
아이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소년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아이들이 낸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미래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눈길이 소년의 그림에서 멈췄다.
'쓰레기 맨'
선생님은 그림을 들고 교실로 향했다.
그러나 소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 걔요? 엄마 일 도와드리러 아까 갔어요.''
''엄마 일?''
''엄마가 길에서 청소를 하시는데 작년에 차 사고로 다리를 다치셨대요.''
''...그렇구나.''

아이들의 말대로 소년의 엄마는 거리에 있었다.
수술한 무릎이 자꾸만 시큰거렸지만 빗자루질을 멈출 순 없었다.
''엄마아~''
''아유, 바로 집에 가라니까 왜 또 왔어?''
''엄마, 빗자루 주세요~ 제가 할게요!''
''가서 숙제하고 있으라니까 그래!''
엄마는 미안한 마음에 괜히 언성을 높였다.
''제가 엄마보다 훨씬 빠르니까 집에 같이 갈 수 있잖아요.''
소년이 웃으며 빗자루를 빼앗아 들었다.
절뚝이며 벤치에 앉은 엄마가 무릎에 약을 발랐다.
''엄마, 또 아프세요?''
''아니야, 괜찮아.''
소년이 능숙하게 거리를 쓸기 시작했다.

그때, 소년은 미술시간에 그린 쓰레기 맨이 떠올랐다.
눈엔? 쓰레기를 잘 찾아내는 스캐너!
몸엔? 눈에 확 띄는 차 사고방지 보호구!
손엔? 초고속 청소가 되는 나노 빗자루!
소년은 자신의 그림처럼, 위풍당당한 쓰레기 맨이 되어 안전하고도 빠르게 거리를 청소하는 상상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난 꼭 쓰레기 맨이 될 거야!
그래서 엄마를 지키는 청소 영웅이 될 거야!''
-뭉클_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