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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뱅크셔 꽃

작성자우물정|작성시간15.07.31|조회수159 목록 댓글 0


<뱅크셔>(Banksia) 꽃

*<뱅크셔> 서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특산 나무이다. 뱅크셔를 우리나라에 있는 나무로 비유하자면 <능소화>와 비슷한 덩굴성나무이다. 덩굴은 약 15m 정도 자란다. 150여 가지 변종이 있으며 꽃이 크고 무리를 지어 피기에 거대한 불덩이 같은 장관을 이룬다. 꽃모양을 굳이 비교하자면, 예전 궁중이나 사대부 집안에서 회갑연이나 칠순 잔치를 할 때, 잘 괴어 놓은 성대한 <유과>나 <알록달록한 다식다발> 같다고 할 것이다.

*<뱅크셔> 열매는 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어 자연 발아를 하지 못하고 산불이 나서 그을려야만 씨방이 터져 싹을 틔운다고 알려졌다. 호주를 여행할 때 <뱅크셔>의 소개와 이런 특징을 이야기해주는 가이드는 괜찮은 사람이다. 그저 캥거루나 왈라비, 키위 정도 소개하는 가이드는 평범한 것이고, 뱅크셔까지 이야기해 줘야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난 것이라고 여겨도 좋다.

*호주에서는 뱅크셔를 애지중지하여 지역 이름으로도 사용하고 학교 이름으로도 사용한다.

*<뱅크셔나무처럼>이란 시를 쓴 나희덕 시인도 아마 모르긴해도 호주를 여행할 때 꽤 괜찮은 가이드 소개를 받은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2005년에 벌써 이런 시를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뱅크셔> 꽃 피는 과정을 한 번 지켜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주에서도 비교적 거칠고 험준한 지역인 서부를 개척해야 하겠지!

1번 사진 (Banksia coccinea, Western Australia The Scarlet Banksia)


<뱅크셔 나무처럼 / 나희덕>


산불이 나야
비로소 살아나는 나무가 있다

씨방이 너무 단단해 뜨거운 불길에 그을려야만
씨를 터뜨린다는 뱅크셔 나무

오래 터지지 못한 씨방 하나
내 속에도 있다

장전된 총알들, 그러나
한 번도 불길에 휩싸여 본 적 없는 씨방

제 몸에 불을 붙여서라도
황무지에 알을 슬고 싶은 뱅크셔나무처럼

모든 것을 태우고 나서야
검은 숯 위로 싹을 내밀고 싶은


- 나희덕 시집 <야생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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