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철마'
ㅡ眞如 황주석
나는 수십, 수백의 총탄을 가슴으로 막았다
끓고 있는 심장, 지키려고 수많은 파편에 찢겨 갈기갈기 흩어진 살점들
나는 부모 형제 그리워 울고 또 울었다
칠십 년 정지된 세월 동안 거듭거듭
상처에 앉은 녹슨 딱지들이 분해되어 자양이 되더니 이제 새살이 돋는다
갈기갈기 이데올로기 총탄에 구멍 뚫린
나의 육체여 사랑이여
아이가 태어나 순탄하게 살았어도
칠십이란 나이가 되면
귀 먹고 눈이 가물가물 할 텐데
이 나이에 나는 누구를 더 기다리는가
무엇을 더 기다려야 하는가
목마름을 빗물 받아서 달랬던 기억
혹독한 추위가 점령한 눈밭 한가운데서
배고픔 달래려고 눈을 퍼먹던 기억
먹은 게 없어서
체증조차 부럽던 그 시절
그때의 친구들을 만나
이산가족 아픔의 추모장을 기웃거리며
배를 채웠다
보이는가? 후손들이여 동포들이여
육체에 방부제를 처바르고 하늘을 가리면
반쪽으로 갈라지지않고 살아 숨쉬는
한반도 영혼들이 나타날까?
녹슨 내 육체가 다시 달릴 수 있을까
후손들이여!
이해타산 사상논리 따지지 말고
백두대간 혈맥을 이어라
내가 열정으로 쉼없이 달릴 때처럼
터질듯한 열망으로 남북으로
합치의 길을 부디 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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