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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악/공연

새벽 산에서

작성자여명의북소리|작성시간26.06.12|조회수8 목록 댓글 0

새벽 산에서

임영조

 

잠이 먼 새벽 홀로

여름 산 숲속에 들면

나도 정말 生生한 사람이 된다

 

딱따구리 기척에 잠을 턴 산이

서늘한 계곡을 깊게 벌리고

밤새도록 참았던 물소리를 내린다

으스스 진저리를 치면서

 

뚱뚱해도 곱게 늙은 부부가

약수를 한 바가지 달게 마시고

양팔을 휘두르고 목을 비튼다

앞뒤로 좌우로 거푸 두 번씩

마음 따로 몸 따로

 

화장 진한 여자가 산을 오른다

사람보다 개를 더 좋아하는지

자기보다 잘 생긴 개만 데리고

그만 하산하는데 뒤에서 돌연

개가 짖는다. 뒷덜미가 켕긴다

 

山門 밖 하얀 찔레꽃 덤불

가시 돋친 웃음소리 등을 떠밀고

길은 곧 인간의 마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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