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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악/공연

땅속의 양파

작성자여명의북소리|작성시간26.06.16|조회수15 목록 댓글 0

땅속의 양파

石田 김경배 

 

초록빛 잎새들이 

바람의 글씨를 읽는다

 

여름 햇살은 

잎맥마다 금빛 

경전을 새긴다

 

새소리는 

하늘이 들려주는 

무심의 목탁 소리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양파는 둥근 명상을 한다

 

흙은 

말없이 

품어 주는 오래된 어머니

 

물은 

어둠 속으로 

스며드는 생명의 편지

 

거름은 

썩음으로 

피워 낸 또 하나의 꽃

 

지렁이는 

흙의 숨결을 잇는 

작은 수행자

 

개미는 

한 톨의 세상을 

등에 지고 걷는다

 

두더지는 

어둠을 뚫으며 

길 없는 길을 낸다

 

모두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떠받친다

 

양파는 

침묵으로 자라며 

속을 채운다

 

비움이 

깊을수록 

둥근 충만은 커지고

 

드러남은 잠시요 

숨은 성장은 오래 남는다

 

오늘도 땅은 말없이 

한 알의 우주를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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