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初夏)
장이지
여름 맥문동이
초록의 일 할 정도를
바람에 내주고 있습니다
꽃가루로 살이 찐 구실잣밤나무 구름이
노랗게 떠오르더니
꽃가루의 삼 할 정도를
바람에 내주고 있습니다
어쩐지 구실잣밤나무 밑에는
마른 잎이 가득 떨어져 있습니다
구실잣밤나무 아래에서는
잎이 밤색으로 부서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해 봅니다
바람의 등에 매달린 투명한 부대(負袋) 같은 것을
저의 무엇이 세계로 흘러가
세계가 이렇게 슬픈 빛으로 반짝이는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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