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ㅎㅎㅎㅎㅎ~
드뎌 나무늘보 운각 숙원하던 황철봉에 족적을 남겼다.
日暮途遠일모도원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손자병법에서 읽은 것 같은데 오자서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나 역시 그러하여 노구를 이끌고 무릎 고장이 여전하지만 지난주 공룡에 이어 무리수를 던진다.
3시40분 소공원 매표소 티켓팅하고 어둠 속으로 들어 간다.
비가 왔더래서 날이 좀 서늘하다.
바람막이를 꺼내 입을까 싶었지만 1분도 아껴야하므로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다.
비선대 4시25분으로 기억되어진다.
지난주 녹초가 되서 올라가던 마등령을 또 기어 오른다.
금강굴부터 정신이 혼미해서 마등령 인증을 어만데서 해서 인증거부를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커스는 황철봉이다.
마등령에 지난번처럼 늦게 도착하면 왕복 1km 인증 포기하고 황철봉으로 향할 계획이었는데 지난주 예습 덕분에 시간이 많이 앞당겨져서 마등령삼거리 인증하고 빽을 해 지난주 봐두었던 길로 빨려 들어간다.
소대장님의 detail한 자문과 confirm도 있었다. 황철봉 4.8 걸레길이 3km라고 한다.
어떤길일까 기대와 불안 묘한 기분과 벗하며 호젓한 나무숲이 걸은만하여 여유있게 걷는다. 국공 눈치가 보여 두개만 준비한 산행띠를 초입에만 달아 놓고 가다 보니 띠가 더러 눈에 띈다.
A~E~C~~~
'이럴 줄 알았으면 열개 갖구 올걸~'
비탐은 나같은 알바작렬 길치한테는 산행띠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라는 걸 이번 황철봉구간에서 진정으로 느끼며 깡으로 달아준 그들에게 감사하며 걷는다~
특히 너덜구간~
걸레길, 걸레봉~
나는 증말 걸레봉이라는 게 있는 줄 알았다. ㅂㅂ~^^;
아빠너덜 지나고 나니 아가너덜이 나왔고 다음 엄마너덜~
그리고 삼촌너덜~
에구구구~
이젠 너덜이 끝났구나했는데
이모너덜~?
아니~아니다~
할배.할매너덜이 또 있었다~ㅠㅠ
나도 모르게 투덜거렸다.
이래서 미시령에서 막는 거라며~
너덜지존 황철봉형님에게 문후 여쭙고, 게서 영역표지 좀 하구~^^;
황철북봉 들러 이제는 고생 다했다하며 릴렉스해지면서 공터 통나무 쓰러진데서 우틀하며 된다는 소싸부님의 가르침을 새기며 뇌내이는데 집중하다 아뿔싸~알바도 아닌데 길이 안보여 알바라고 착각하고 그 주위 험한길을 뺑뺑 돌았다.
내가 살기 위해서 큰 나뭇가지도 마구마구 뽀사면서~
새로 사서 세번째인가 입는 바지가 스크래치가 가던말던~
그 때는 나무한테 하나도 안 미안했는데 지금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나같은 사람은 비탐 갈 자격이 없다고 인정하며 반성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지지난주 한북에서 짐승 다니는 길로 알바하면서 도루 빽을 해야 하는데 걍 여기저기 길도 아닌데로 헤매다 소싸부 픽업하러 오게 맹글고~ㅠㅠ
허나, 설악은 119외에는 나를 구해주러 올 사람이 없기에 침착침착을 다짐하며 뺑뺑 돌아 제 길로 찾아 들었다. 보낸 트랭글을 보며 폰으로도 나를 구해 준 산박사 용철형님(소금빛대장)에게 무한한 감사를 올린다.
그 때가 3시 17분,
멘붕이 시작되어 길도 안 보이고 무릎도 아프기 시작한다~ㅠㅠ
미시령갈림길 우틀을 잘 찾아 계속 위치를 보내며 길안내를 받는다.
비탐이라 그런지 트랭글도 길을 보여주질 않는다. 소싸부님은 트랭글 따라가기를 하라지만 멘붕된 나는 할 수가 없었고 오로지 밧데리를 아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 후로 하산이 아니 등산이 다시 시작되었다.
내 머리털 나고 하산이 등산인 코스는 첨이다. 그것도 여러번 up-down~
비탐에 비 온 후라 길도 수없이 끊어지고 불안하니 길도 안보이고 트랭글은 지혼자 랜턴 불빛만 깜빡거리며 온 길만 나타나고 가야할 길은 전혀 보여주지 않고 다음날 셤이 있어 열공하고 있는 애궂은 소싸부만 무시로 괴롭힌다.
암튼 그가 등불이 되어 계조암까지 고장난 몸을 이끌고 간신히 도착했다. 등산화까지 다 벗어 던지고 더는 걸을 수가 없었다.
계조암 뒤에 거대한 마애불을 올려다 보며 오늘 봉사하러 오라고 문자가 왔는데 그런데는 안가고 산에 왔으니 고생을 해도 싸다 하고 반성한다.
아가씨 때 봤던 흔들바위가 보인다. 白駒過隙백구과극이라고 시공을 초월해서 또 왔구나~
흠~~~
산모기님이 빨리 일어나서 가라고 등 떠밀어서 할 수 없이 기운차리고 일어나 취권걸음으로 삼십여 년 전에는 돌맹투성이로 기억나는 길이 잘 다듬어진 흙길로 변해 몸 풀면서 저물어가는 설악도 바라보며 잘도잘도 내려와 속초 고터로 향한다.
앞으로는 계속 이러구 다닐 것 같고 요즘 벌이도 션찮아 택시 패스하고 버스를 탔더만 뺑뺑 돌아 덕분에 간만에 바다귀경하구 코에 밤바다 내음 넣어 주고 설태는 종주꾼들만 하라는 법은 없기에 나무늘보 운각도 가보려 덤으로 계조암에서 이어지는 다음 설태3구간 도착지 대포항 버스노선 득템하면서 동서울은 7시 15분이 막차라고 해서 강남 끊고 설악에서 아낀 택시비 머리 나쁨으로 서울 대중 교통 끊겨 택시타고 휘리릭 집 잘 도착, 씻고 지난주처럼 울지 않고 너무 힘들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지라 트랭글 보면 복기하며 복습하고 다음 코스 주봉산 들여다 보고 10트랭 주고 뒤늦은 따라가기도 눌러보면서 예습하다 잠들었다.
황철북봉과 미시령갈림길 사이에서 목숨 건져 준 소대장님께 거듭 감사하며 후기로 갈음한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雲脚운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6.26 오모나~
후기 쓴 사람 북망산 가겠구만~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코끼리 작성시간 20.06.27 운각님! 정말정말 대단 합니다.후기를 읽으면서 눈물이 납니다.저도 항상 꼴찌 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雲脚운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6.27 동병상련~
오늘도 대간 갈전곡봉 따라와서 시간 못 맞추니까 짧게 끊으려고 잔머리 굴리다 개개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