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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입 - 천양희 시집

작성자|작성시간05.09.08|조회수77 목록 댓글 0
천양희 시인이 7년 만에 펴내는 신작시집 <너무 많은 입>은 열정을 다한 시 쓰기를 통해 삶의 본질을 깨닫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가득한 시집이다. 이전 시집들에서 보여준 생의 상처에 맞서는 강렬한 힘이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서 얻는 깨달음 속에 녹아들어 한층 유연하고 폭?은 시세계로 나타난다.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는 감성적이고 진솔한 시어의 울림이 생생하다.
이번 시집 전체를 통해 시인은 복잡하고 발빠른 변화의 시대에 세상의 속도에 반하여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어떤 것이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풀이 묻고 있다. 시와 삶이 다른 길이 아니기에 시인에게 이 물음은 곧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는 행위이다. 이 물음을 멈추지 않는 것은 시인이 세상을 울리는 소리꾼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열망이 너무나 절실해 시인은 고단하고 외롭기 짝이 없는 시의 길을 두려움 속에서도 울면서 간다. 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가야 할 길이 있"는 것처럼.(최고봉)
시인은 자기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감당하느라 고하리로 대대포로 산으로 물가로 헤매고 다닌다. 그리고 헤매는 중의 어느 순간에 환한 깨달음을 얻는다. "하루하루 넘어가는 것은/참으로 숭고하다 우리도 바람 속을 넘어왔다 나무에도 간격이/있고 초록빛 생명에도 얼음세포가 있다."(바람을 맞다)는 말은 시인이 자신의 고행을 통해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위로가 된다.
엄경희는 <해설>에서 천양희 시인이 "자신의 일부를 스스로 부수지 않으면 결코 한 발짝도 내딛을 수 없다는 생의 아이러니를 아는 자"이며 이 시집은 "자기의 지옥을 내파하면서 부드럽게 굽이치는 생의 곡선에 도달하고자 하는 간절함 가운데서 탄생"한다고 말한다.
<다문이> <천사의 시> <머금다> <좋은 날>등에 드물게 보이는 밝고 다사로운 세계는 그렇듯 시인이 자신을 깎아 만들어낸 부드러운 원형의 공간이다. 만물이 제 모습을 간직한 유순하고 평화로운 세상, 거기 닿기 위해 시인은 1초에 90번씩 제 몸을 쳐서 허공중에 부동자세로 서는 벌새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제 몸을 쳐서 시를 쓴다.(벌새가 사는 법) 시인은 우리의 고통을 대신 앓는 자이며,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대신 말해주는 사람이라는 고전적인 명제를 천양희 시인만큼 충실히 체현하고 있는 시인이 있을까. 7년 만에 출간하는 그의 신작시집이 오늘 어려움 속에 있는 모든 이에게 내미는 진정한 위안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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