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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 전체를 통해 시인은 복잡하고 발빠른 변화의 시대에 세상의 속도에 반하여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어떤 것이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풀이 묻고 있다. 시와 삶이 다른 길이 아니기에 시인에게 이 물음은 곧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는 행위이다. 이 물음을 멈추지 않는 것은 시인이 세상을 울리는 소리꾼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열망이 너무나 절실해 시인은 고단하고 외롭기 짝이 없는 시의 길을 두려움 속에서도 울면서 간다. 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가야 할 길이 있"는 것처럼.(최고봉)
시인은 자기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감당하느라 고하리로 대대포로 산으로 물가로 헤매고 다닌다. 그리고 헤매는 중의 어느 순간에 환한 깨달음을 얻는다. "하루하루 넘어가는 것은/참으로 숭고하다 우리도 바람 속을 넘어왔다 나무에도 간격이/있고 초록빛 생명에도 얼음세포가 있다."(바람을 맞다)는 말은 시인이 자신의 고행을 통해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위로가 된다.
엄경희는 <해설>에서 천양희 시인이 "자신의 일부를 스스로 부수지 않으면 결코 한 발짝도 내딛을 수 없다는 생의 아이러니를 아는 자"이며 이 시집은 "자기의 지옥을 내파하면서 부드럽게 굽이치는 생의 곡선에 도달하고자 하는 간절함 가운데서 탄생"한다고 말한다.
<다문이> <천사의 시> <머금다> <좋은 날>등에 드물게 보이는 밝고 다사로운 세계는 그렇듯 시인이 자신을 깎아 만들어낸 부드러운 원형의 공간이다. 만물이 제 모습을 간직한 유순하고 평화로운 세상, 거기 닿기 위해 시인은 1초에 90번씩 제 몸을 쳐서 허공중에 부동자세로 서는 벌새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제 몸을 쳐서 시를 쓴다.(벌새가 사는 법) 시인은 우리의 고통을 대신 앓는 자이며,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대신 말해주는 사람이라는 고전적인 명제를 천양희 시인만큼 충실히 체현하고 있는 시인이 있을까. 7년 만에 출간하는 그의 신작시집이 오늘 어려움 속에 있는 모든 이에게 내미는 진정한 위안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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