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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충순-위기의 지구를 살리자!

작성자사이펀|작성시간24.06.03|조회수99 목록 댓글 0

사이펀의 창

 

위기의 지구를 살리자!

 

 

허충순|ㅣ시인, 사이펀문학상 운영위원

 

 

 계절의 여왕 오월이 성큼 다가섰다. 1년의 주기를 돌아보면 봄처럼 찬란한 계절이 없다. 모든 생명이 움트고 잎과 꽃을 틔우는 시작과 젊음이 약동하기 때문이다. 세상 만물은 시작이 있어야 성장과 고통 그리고 절정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최고(最高)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돌아보면 1년 사계절이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100년도 못사는 인간들은 그 안에서 이 세상을 마치 자신들만이 창조한 양 요란하게 살아간다. 아니 달리 강하게 표현하면 ‘문명’이라는 미사여구 아래 각종 개발로 지구를 파괴시키는데 너도 나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 지구별의 역사는 약 46억 년 정도로 과학자들은 추론한다. 그리고 지구상 최초의 생물출현은 37억 년~39억 년경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한 인류의 역사는 지구의 역사에 비하여는 턱없이 짧은 20만 년 정도로 본다. 그만큼 우주의 별로써 존재하던 지구가 오랜 시간 생성과 소멸을 거치면서 환경적 안정이 바탕이 되어 인류가 탄생했음은 자명한 일이다. 나는 지질학자도 아니고 환경전문가도 아니지만 지구가 가장 건강할 때 우리 인간이 생겨났을 것임을 확언한다.

 

 어찌 보면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들 중 우리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스스로의 진화를 속도화 시켜 오늘에 이른 점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물론 일부 동물들(원숭이, 수달 등)들이 도구를 사용하지만 작은 부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지구역사에서 가장 뼈아픈 시기가 그러한 인간들이 내지르는 만용 때문에 건강한 스스로의 삶터를 뭉개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를 망가뜨리는 일에는 46억 년의 역사에서 겨우 100여 년 남짓이다. 지구의 몸에 빨대를 꼿듯 석유와 천연가스를 끓임 없이 뽑아내고 그 자원들로 각종 오염물질을 만들어 다시 지구의 재앙을 유발시키곤 한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대기가 불안정하고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최근 들어 급격히 녹아내리는 현상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 인간들이다. 열대림 파괴에 의한 산소감소가 50년만 더 지속된다면 끔찍한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학자들의 경고다,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지구가 보내는 경고가 최근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이미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경고를 보았다. 2만6천여 명의 사망과 실종자가 나왔으며 무엇보다 후쿠시마원자력이 폭발하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다. 또 2023년 터키와 시리아의 파괴적 지진으로 6만여 명의 소중한 생명들을 잃었으며 13만여 명의 부상자 등 약 2천3백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남미와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전 지구적으로 지진과 해일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구의 단층이 요동치는 데에는 내부의 물과 기름, 광석 등 다양한 자원들을 마구잡이로 뽑아 쓰다 보니 지각변동이 오는 것이리라. 또한 이러한 산업화의 발전은 지구대기를 높여 남극과 북극의 빙산과 고산지대의 만년설이 빠르게 녹아내리며 바다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태평양의 투발루, 키리바시, 말디부제도 등의 나라는 아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면이 불과 2-3미터에 불과해 환경재앙의 첫 번째 희생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투발루 장관이 양복을 입고 발은 바다에 빠진 채 해수면 상승이 점점 자신들의 발목을 잠겨오고 있다고 인터뷰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못해 서글픔을 안겨주었다. 이외에도 지형이 낮은 방글라데시와 네덜란드 같은 나라도 직격탄이 될 것이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50년 이후부터는 지구상 전체의 육지면이 5미터 이상 바다에 잠식당하게 된다. 지금의 해운대 해변과 광안리 해안, 인천과 서울의 일부도 모두 침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또한 무서운 것은 10만 년 동안 얼음에 갇혀있는 탄저균 등 빙하 속 바이러스가 노출되면서 현대인들에게 치유가 어려운 불치병을 초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하기에 우리에게 기후환경은 너무도 중요하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후손들이 살 땅을 빌려 쓰는 것이기에 지구를 잘 보존해 남겨두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46억 년 동안 발전시켜온 지구의 역사를 겨우 100여 년 인간의 욕심으로 지구를 더 이상 황폐화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계속되는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임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이미 각종 산업개발로 기후위기를 조장해놓고 후발국가들의 개발정책을 비난한다. 자신들이 일으킨 문제를 현재의 저개발국에 전이시키는 것이다. 부자나라의 보따리부터 풀어 저개발국들의 무분별한 산업화를 신속히 개선 시켜야 한다. 선진국은 그렇게 할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도 그 책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얼마 전 총선을 치루었다. 정치적 사견은 알 수 없지만 제발 국회에서 서로의 당리당략만으로 싸우지 말고 민생과 경제, 기후환경의 올바른 정책 입안을 위해 토론하고 싸우는 모습을 기대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출발이고 그 선거를 통한 민의를 대변해 일해야 하는 이들은 국민의 봉사원임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바로 이런 부분들을 우리 시인들은 두 눈 똑바로 뜨고 감시하고 문학으로 세상에 알릴 의무가 있으리라.

 

 시인들이여, 당장 너 자신을 사랑하라!

 사랑한다면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부터 해나가시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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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충순 | 부산출생으로 청향회 회장, 사이펀문학상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문학예술》로 등단했으며 발견문학상, 한국꽃예술상, 해운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꽃 그림자 찻잔에 담아』, 『화문』, 『꽃, 화엄』, 『시와 찻자리 꽃을 찾아서』, 『77편의 시와 다석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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