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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 시인의 시 특강

송진 시인의 시창작법 32 -마지막 회

작성자사이펀|작성시간24.06.04|조회수98 목록 댓글 0

송진 시인의 시창작법 32 -마지막 회

 

 

오늘의 구름이 지상에 내려와-on, off, on, off, 무의식 속의 여행-하얀 벽지 천장에 여름 오전 햇살 들어와

 

송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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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三十二, 응화신은 참된 것 아니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한량없는 아승지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했더라도 만약 보살심을 일으킨 선남자 ‧ 선녀인이 있어 이 경을 지니고 내지 네 글귀라도 읽고 외워서 다른 이를 위해 연설해 준다면 그 복이 저 복보다 더욱 뛰어나리라. 어떻게 하는 것이 남을 위해 연설하는 것인가. 생각과 현상에 이끌리지 말고 여여如如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이니라. 그 까닭은 이러하니라.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이며 환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심에 장로 수보리와 비구 ‧ 비구니와 우바새 ‧ 우바이와 일체 세간의 하늘 사람과 이 세상 사람과 아수라 등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금강반야바라밀경』

 

* 금강반야바라밀경/요진 삼장법사 구마라집 역/선문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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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구름이지상에내려와오늘의구름이지상에내려와오늘의구름이지상에내려와

 

노란 참외가 트럭에서 밤하늘의 별처럼 쏟아집니다. 사람들은 별의 향기를 좋아하는 듯 하지만 가까이 가지는 않습니다. 아, 한 사람이 있군요. 어떤 아주머니가 푸른 일 톤 트럭에 다가와 별을 한 바구니 삼천 원에 가져갑니다. 별은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채 어떤 아주머니의 장바구니에 매달려 알 수 없는 곳으로 이동 중입니다. 어떤 아주머니, 혹은 어떤 아주머니의 가족, 혹은 어떤 아주머니의 누군가가 또 누군가에게 별을 깎아 같이 별의 맛을 읽게 될 것이고 별의 맛은 별을 먹는 그 누군가의 감성, 감각, 내장의 구조, 후각이나 미각의 구조, 혀가 있음과 없음 혹은 그 외의 어떤 까닭으로 인하여 참외의 맛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트럭에서 쏟아진 그 많은 노란 별 중에 가져간 노란 별의 하나처럼 말입니다. 하나는 열이고 열은 하나입니다. 열과 하나는 같습니다. 시를 쓰는 마음이나 시를 구하는 마음도 같은 마음입니다. 오늘의 구름이 학의 다리가 되어 지상에 내려오는 것처럼 간절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학의 다리를 구하는(시의 길을 구하는) 구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름이 얼마나 간절히 원했으면 구름이 학의 다리가 되어 오늘 이 지상에 내려왔을까요. 구하려고 하면 구해집니다. 구하려하지 않기 때문에 구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원하는 것만큼 다 구할 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하려고 노력했다는 것만으로도 구하려고 노력한 그 전의 시간과 그 이후의 시간의 생각이나 사고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시는 칠월의 노란 참외입니다. 여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입니다. 누군가는 손을 뻗어 참외를 맛볼 것이고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것입니다. 누군가는 별을 보기위해 창을 여는 이가 있고 누군가는 날이 흐려 별이 보이지도 않을 텐데 하며 창을 열기도 전에 창을 열지 않는 것에 대하여 합리화를 하거나 이익이 되지 않는 귀찮은 일 정도로 여기거나 창을 여는 사람들에 대하여 자본주의를 갉아먹는 어리석은 벌레들의 행동이라고 폄하하기도 합니다. 시대가 흐르고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어도 창을 여는 이는 별을 볼 것이고 참외를 깎는 이는 참외의 맛을 볼 것입니다.

 

<시>

오늘의 참외는 참 달콤합니다 오늘의 참외는 참 노랗습니다 오늘의 참외의 선글라스는 참 멋집니다 오늘의 참외는 포켓몬go를 가지고 속초로 떠납니다 몇 명의 피카추와 마리오를 만날 생각입니다. 마리오는 늘 공주를 구하러 다녔습니다. 저도 삼일 밤을 하얗게 불태워 성의 감옥 속에 갇혀있던 공주를 구했습니다. 공주를 한 번 구하고 나니 두 번째 공주를 구하는 일은 식은 밥 먹기였고 세 번째 공주를 구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공주가 내 마음을 알아주든지 말든지 말입니다 공주는 늘 성의 감옥 속에 갇혀있습니다. 공주가 태어난 이후 물레가 불태워졌고 공주가 태어난 이후 생일이 같은 한 살 미만의 아기들이 죽어 불태워져야했습니다. 아, 놀라지 마십시오 이것은 증강현실입니다 그러니까 현실세계에 가상의 3D가 결합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기사가 얼마나 진부한지 읽는 독자들은 혀를 찰 것입니다. 진부한 기사를 적는다는 것과 진부하지 않은 기사를 적는다는 것은 결국 같은 것입니다 헛소리가 아닙니다 살아보니까 그렇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피카추를 잡으러 온 노란 참외 연인들의 즉석 인터뷰를 보내드린 속초의 송필애 기자입니다.

 

* 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增强現實

 

송 진_「색즉시공5 - *AR」

 

 

◉ 시를 쓰는 순발력에 대하여

 

‣ 어떤 내용이든지 시로 적어 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가 자연스럽게 바로 나올 수 있도록 늘 자신에게서 시를 잃지 않고 놓지 않고 기억하고 단련하는 일입니다.

 

‣ 현실 감각에 적응하기

- 늘 정신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몸은 잠을 자도 정신은 깨어있어야 합니다.

- 사회의 현상들에 대해 관심을 가집니다. (넓게 깊이)

- 중도의 사고를 유지하면 평상심이 유지됩니다.

- 평상심이 유지되면 호흡이 고르게 되고 호흡이 고르게 되면 시심을 바로 받아 적을 수 있는 집중력이 유지됩니다.

 

⁋ 사회적 현상에 관심이 있는 단어를 하나 선택합니다.

그 단어를 문장으로 문장을 시로 적어봅니다 (시-문장-단어의 순서도 좋겠지요)

(자유시, 산문시 또는 자기만의 시 형식으로 쓰고 싶은 대로 형식을 취해 씁니다)

 

<시 한 편 쓰기>

 

◬단어:

◬문장:

◬ 시:

 

 

on, off, on, off, 무의식 속의 여행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마명 『대승기신론』(해제)>>

응신[應身]

분별사식이란 범부와 이승(二乘)이 유식(唯識)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바깥의 경계가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불신(佛身)을 보고도 의식을 쫒아 마음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의 전식(轉識)에 의해 색과 형상이 나타나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밖으로부터 오는 줄로 아는 것이다.

이 용()에 두 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분별사식(分別事識)에 의한 것으로 범부와 이승(二乘)의 마음으로 보는 것을 응신(應身)이라 이름하니, 이는 전식의 나타냄인 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밖에서 온 것이라 보고 색의 분제[色分齊]를 취하여 다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마명 『대승기신론』(해제) 연관목차 (73/205)

*출처: 마명 대승기신론(해제), 서정형, 2005.,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네이버 지식백과] 응신 [應身] (마명 대승기신론(해제), 2005.,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응신[應身]

이칭별칭 : 화신, 응화신(應化身)

- 불교에서 부처를 세 가지의 불신(佛身)으로 표현한 것 중의 하나.

<내용>

화신 또는 응화신(應化身)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응신과 화신이 구별된다. 화신은 상호를 구비 하지 않고 일정한 형식을 떠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취하여 중생을 구제하는 불신인 데 비하여, 응신은 특정한 시대와 특정한 지역에서 특정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출현하는 부처이다.

 

인도에서 출현한 석가모니불은 응신이며, 과거의 7불을 비롯한 많은 부처와 미래의 미륵불도 모두 응신에 속한다. 이 응신들은 상대방에 따라 그를 화도(化導중생을 제도함)하는 데 편리한 모습으로 나타나 설법하는 부처로, 32상(相:부처의 아주 독특한 생김새)과 80종호(種好부처의 생김새 중 일반적인 것)라는 특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보통 이 응신은 승응신(勝應身)과 열응신(劣應身)의 두 종류로 대별되는데, 승응신은 초지(初地) 이상의 보살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부처이고, 열응신은 범부와 이승(二乘)과 지전보살(地前菩薩)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부처이다. 이 경우 승응신은 실제로는 보신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응신으로서는 오히려 열응신만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효(元曉)는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에서 이 응신을 객관적인 불신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응신은 분별사식(分別事識)에 의하여 범부와 이승이 보는 바이며, 생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마음의 변화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응신은 각자의 마음속 전식(轉識)이 동하여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만, 이것이 마치 밖에서부터 온 것처럼 생각하고 나타난 대상에 형태와 물질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철저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응신은 이 세상의 중생이 겪어가는 여러 가지 생활양식에 순응하여 매번 똑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범부의 거칠어진 마음을 순화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본각(本覺)의 다른 모습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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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법신(佛身)에 관한 연구(硏究)」(이기영, 『불교학보(佛敎學報)』 3·4, 동국대학교, 1966)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로고

[네이버 지식백과] 응신 [應身]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원불교대사전>>

응화신[應化身]

 

응화법신ㆍ응화신불ㆍ응신불이라고도 한다. 법신불이 중생제도를 위해 무량무변한 불보살의 몸을 나타내는 것. 좁게는 제불제성이 응화신이고, 넓게는 우주의 삼라만상이 곧 응화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응화신[應化身] (원불교대사전,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 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 >>

1권으로 되어 있는 이 논은 인도의 논사 마명이 짓고, 6세기 중엽에 진제가 한역한 것이다. 또 실차난타가 번역한 2권으로 된 이역본이 존재하나, 원전인 산스크리트어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마명에 관해서는 이 책의 보유잡장 속에 있는 마명보살전을 참조하라.

 

「대승기신론」은 마음이 모든 것을 산출한다는 유심론을 기본으로 하는 대승불교의 교리와 종교적 실천 문제를 그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이 논은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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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연분(因緣分) : 마명은 명예 따위를 탐내서가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고뇌를 떨쳐버리게 하고 가장 큰 복락을 누리며 대승교리에 대한 바른 이해와 깊은 신심을 가지게 하려는 이유에서, 특히 간명하게 쓴 글을 읽기 좋아하는 이들을 위하여 이 논을 짓는다고 밝히고 있다.

2. 입의분(立義分) : 대승이라는 말의 기본적인 뜻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승은 바로 모든 사람의 음, 즉 일체중생심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승은 마음이라는 말을 떠나서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에 있는 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뿐이다. 이 일체중생심에 모든 것이 다 포함되며, 깨끗한 마음과 번뇌에 오염된 마음이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중생심을 변하지 않는 진실한 마음의 상태, 즉 심진여상(心眞如相)과 동요하는 마음의 상태, 곧 심생멸상(心生滅相)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해야 대승의 요지를 잘 알 수 있다고 한다.

3. 해석분(解釋分) : 심진여상과 심멸생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4.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 어떻게 믿는 마음을 배양하고, 수행할 것인가를 밝히고 있다.

5.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 : 수행을 권하며 그 이익을 논하고 있다.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 연관목차 (61/1,666)

 

[네이버 지식백과] 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 2007. 6. 10., 도서출판 들녘)

 

<<불교 신화에서의 아수라>>

불교는 인도의 신화를 수용하여 그것에 등장하는 신들을 부처의 가르침에 감화하여 불법을 지키는 신장(神將)들로 변화시켰다. 그러면서 그 신들을 천룡팔부(天龍八部)나 팔부중(八部衆)이라고 불리는 8개의 종족으로 구분하여 ‘팔부신중’이라고 하였는데, 아수라도 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가루라(迦樓羅) 등과 함께 팔부신중의 하나로 여겨지게 되었다. 초기 대승불교의 경전인 《법화경(法華經)》에는 부처의 설법을 들으려고 모인 팔부(八部)의 중생들을 묘사하면서 바치 아수라왕(婆稚阿修羅王)ㆍ거라건타 아수라왕(佉羅騫馱阿修羅王)ㆍ비마질다라 아수라왕(毘摩質多羅阿修羅王)ㆍ나후 아수라왕(羅睺阿修羅王)이라는 네 명의 아수라왕이 저마다 수많은 일족과 함께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불교 전승에서 아수라는 수미산(須彌山) 북쪽에 살면서 제석천(帝釋天)과 싸움을 영원히 계속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불교의 초기 경전인 《아함경(阿含經)》에는 천계에 사는 여러 신들의 수장인 제석천(帝釋天)이 아수라의 딸인 사지(舎脂)를 허락 없이 취하면서 그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수라가 제석천과 싸운 장소를 아수라장(阿修羅場)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싸움과 같은 일들이 벌어져서 매우 시끄럽고 혼란한 장소나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는 중생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윤회할 때 지은 업보에 따라 태어나는 세계를 여섯 가지로 나눈 6도(六道) 가운데 하나로 아수라도(阿修羅道)를 두었다. 축생도(畜生道)와 인간도(人間道) 사이에 있는 아수라도에는 교만심과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 죽어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모두가 무기를 지니고 싸움만 계속해야 한다.

 

<출처:두산백과> / [네이버 지식백과] 아수라 [Asura, 阿修羅]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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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꿈을 꿉니다 아---____ ---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오-------------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 꿈이 꿈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_____________-----------______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워______________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소들이 눈을 껌뻑이며 구천리 구덩이 속으로 떨어집니다 염소들이 뿔을 껌뻑이며 구만리 구덩이 속으로 떨어집니다 아- 꿈이기를 오- 꿈이기를 애- 꿈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눈이 떠지지 않습니다 꿈인 것이 분명합니다 꿈은 기뻐서 눈물을 흘립니다 눈물이 눈물 사이를 새어나와 베갯잇을 촉촉이 젖십니다 노란 베갯잇이 붉게 물듭니다 붉은 베갯잇이 파랗게 물듭니다 누가가 파랗게 멍든 바다와 개울이 돌멩이를 걷어찹니다 에잇- 이- 좆같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어------------ 라고 소리 지릅니다 하___________________ 라고 소리 지릅니다 제라늄 화분들이 목소리의 목소리를 일으켜 세우는 듯 합니다 코끼리들의 근육들이 콧물 속에서 콧물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번득거리는 분비물이 노을 지는 뜰 안에 가득합니다 금잔과 은잔과 구리잔들이 여기저기 사자등불 아래 흩어져 있습니다 계단들의 팔과 다리와 근육들이 풀뿌리처럼 엉켜 있습니다 삶은 소와 돼지들의 발톱들이 가여운 비처럼 주룩주룩 쏟아집니다 손바닥을 펴자 검은 석이버섯들이 쏟아집니다 발바닥을 펴자 하얀 목이버섯들이 쏟아집니다 비는 밤새도록 추적이고 여배우와 감독은 뜨겁습니다 시인과 시는 뜨겁습니다 장화와 염소는 뜨겁습니다 무선CCTV 카메라는 땅굴을 파고 땅굴 속 두더지는 죽은 무선 두더지를 팝니다 히- 꿈을 꿉니다 헤- 꿈을 꿉니다 후- 소리 지릅니다 악- 악을 씁니다 선이 집 앞에 찾아왔다고 죽은 엄마가 어깨를 두드립니다 전생이 집 앞 골목길에 줄을 섰다고 죽은 아버지가 말합니다 죽은 비둘기가 죽은 비둘기를 깨웁니다

송 진-「무의식 속의 여행」

 

⁍ 주어진 단어를 보자마자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문장을 써내려갑니다 -무의식을 언어로 표현하기

 

(예문)

• 밑- 신발을 끌고 포장도로로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직접 쓰기>

 

• 절벽-

• 핸드백-

• 말-

• 공원-

• 양송이버섯-

 

누구나 좋게 보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보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누구나 좋게 보지 않는 사람을 좋게 보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도 좋게 보지 않는 사람의 장점을 찾아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한 일입니다. 마음과 몸이 텅 비어져 간다는 것. 그런 이치들에 다가가게 되면 시는 더 깊어지고 더 쉬워질 것입니다. 마음에 어떤 천둥 번개도 없으며 새소리도 없으며 꽃향기도 없는 공空의 세계는 내가 갖고 있으나 마음을 깨닫는 수련의 시간을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수행하지 않으면 내가 깨달은 사람, 즉 내가 부처임을 모르고 살아가게 되고 어느 날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인간의 육신을 벗어야 하는 날이 오고야 맙니다. 지금 우리가 무한정 쓰고 있는 호흡, 이 호흡이 있으니 내가 살아있고 밥을 먹고 세수를 하고 시를 씁니다 부디 이 한 호흡으로 순간순간을 시쓰기에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시>

 

on, off, on, off,

 

 

송 진

 

 

꽃들이 스위치를 올리면 구름이다

구름들이 스위치를 내리면 별이다

별들이 꽃들을 내리면 지옥이다

지옥이 아가리를 벌리면 자전거가 불탄다

 

길들이 스위치를 올리면 신호등이다

신호등이 스위치를 내리면 신발의 발자국이 물결 위에 출렁인다

물결들이 물결들을 내리면 천국이다

천국이 목덜미를 벌리면 고양이가 우글거린다

 

말들이 스위치를 올리면 딸기밭이다

딸기들이 스위치를 내리면 삼각자들이 땅을 판다

땅들이 쥐들을 내리면 오만이다

오만이 팔꿈치 근육을 벌리면 스파게티가 끓는다

 

손들이 스위치를 내리면 딸기 생크림 속이다

부드러운 딸기 생크림이 스위치를 올리면 노란병아리만쥬들의 입술이 붉다

노란병아리만쥬들이 붉은 입술을 강가에 버리면 불평등이다

불평등이 췌장을 벌리면 하얀 구슬들의 순서가 버려진다

 

고통과 죽음은 평등한 것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하얀 벽지 천장에 여름 오전 햇살 들어와

인간은 한 번 태어나면 한 번 죽습니다. 죽음은 누구도 비켜 갈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살아있을 때 시를(글을) 최선을 다해서 쓰자 그런 말입니다. 시를 쓰려면 상상력의 공간을 넓히는 게 중요합니다. 시는 예술이고 예술은 새로움을 발견하는 눈이니까요. 이미 누군가 써 놓은 듯한 시를 쓰는 것은 습작기 때 필요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세계로 진입하고자 할 때는 그동안의 모든 습을 버리고 냉철하게 자신의 시세계를 들려다 보는 독수리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시의 세계를 스스로 옹호하거나 만족해버리면 더 이상 새로운 예술은(시는) 없습니다. 그저 과거에 머물러 있을 뿐이지요.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매분 매초가 늘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일 초 전 희로애락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 청청한 마음으로 시를 쓰시길 바랍니다.

 

 

<시>

 

물이 물의 말을 합니다 물이 물의 팔짱을 낍니다 물이 물을 껴안고 풀밭을 뒹굽니다 물이 물에게 “물아~” 하고 부릅니다 물이 물에게 “물아~” 하고 대답합니다 물은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습니다 물은 눈에 보이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물이 물을 마시기도 하고 물이 물을 토하기도 합니다 물이 3D 몸속으로 들어가 근육을 만들어 냅니다 물이 4D 몸속으로 들어가 향기로운 벌개미취 물방울 냄새가 나는 보랏빛 내장을 만들어냅니다 물의 입술과 근육들이 동네의 안락한 물의 슈퍼를 찾아 들어갑니다 약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병원도 의사도 간호사도 없습니다 물의 입술과 근육들은 우주통합코인을 자동판매기에 넣고 마음에 드는 빛깔의 수다량과 근육량을 지닌 입술과 손목 근육을 갈아 끼웁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처리는 바로 진행됩니다 물은 물을 물 먹이는 일이 없지요 물의 감옥은 물이 없는 물속에서 회의가 진행 중이어요 생로병사 희로애락 같은 상(相)을 까칠한 입술에 지렁이나 나뭇잎처럼 물고 있어요 물의 로봇들이 물의 영해와 물의 영토와 물의 영공을 외계인에게 침범당한 5D영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송 진_「사후세계」

 

 

⁍ 시를 잘 쓰려면

시를 맞이할 용기, 시를 쓸 아름다움, 시를 마주할 대담함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시를 쓰려면 시가 어떻게 생긴 놈인지 제대로 볼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 용기는 누가 불어 넣어주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것이므로 결국 자기 자신이 소의 내장을 끄집어내듯 끄집어내야 합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자꾸 끄집어내다 보면 처음에는 힘에 부치지만 나중에는 술술 저절로 시가 잘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시는 노력입니다. 시를 쓰는, 시를 쓰고자 하는 자는 늘 시를 쓰고자 노력합니다.

 

<시>

 

백로처럼 하얀 벽지 천장에 햇살이 굵은 연필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역 니은 디귿 리을……소복처럼 하얀 벽지 천장에 햇살이 가느다란 붓으로 새와 구름을 그리고 있습니다 새의 부리처럼 뾰족한 펜이 새의 가느다란 목을 찌르고 있습니다 나를 죽여 다시 새로운 나가 태어날 수 있기를 갈구한 날들이 얼마였는지요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과 말을 내뱉었는지요 그저 연필 한 자루 새 한 마리이면 될 것을 무엇을 그리 간절히 찾고 구하였는지요 그릇에 담긴 물 한 방울 그저 고요할 뿐입니다 고요하다는 것도 그저 고요하다는 이름일 뿐이지요 사는 게 꿈이라는 것도 사는 게 꿈이라는 이름뿐이지요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어디에도 끌리지 않으니 분명 꿈이긴 꿈인가 봅니다.

송 진_「머나먼 타조알」

 

 

문장과 문장 사이 독자가 직접 시를 쓸 수 있는 공간을 비워두었습니다. <날마다 한 편의 시와 시작노트 쓰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환경과 능력에 따라 날마다 문장 한 줄, 낱말 하나라도 쓴다면 감각이 유지되어 시가 쉽게 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트에 써도 되고 휴대폰이나 달력에 써도 됩니다. 시는 오묘한 세계입니다. 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날마다 꾸준히 열심히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써 보아요 무엇이든 지금 이 순간이면 더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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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시창작법 -마지막 연재-감사 인사 올립니다◉

 

2016년 계간 《사이펀》 가을호(제2호)의 청탁을 받아 <송진시인의 시창작법> 연재를 시작할 때는 평소에 틈틈이 써두었던 금강반야바라밀경(금강경)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시창작 이론을 정리하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2024년 《사이펀》 여름호(제33호)인 여기까지 오게 되는 긴 여정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글이라 부끄럽고 송구스럽습니다. 시 창작을 공부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여정을 마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귀한 지면을 할애해주신 배재경 발행인과 사랑과 용기를 주신 독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늘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서기 2024년 4월 28일 오후 3시 15분

불기 2568년 3월 20일

단기 4357년

 

서산 송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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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

1999년 김춘수, 이승훈 등 심사로 《다층》 제1회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지옥에 다녀오다』, 『나만 몰랐나봐』, 『시체 분류법』, 『미장센』, 『복숭앗빛 복숭아』, 『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 『플로깅』, 『럭키와 베토벤이 사라진 권총의 바닷가』(2023년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가 있다. filllove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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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 시인은 2016년 《사이펀》 창간호부터 책임편집인으로 깊이 관여하였으며 ‘사이펀’ 제호도 직접 찾아냈다. 《사이펀》이 오늘날 문예잡지의 위상을 찾아가는데 많은 공헌을 해온 필자이다. 긴 시간 시창작연재를 해준 송진 시인께 독자와 더불어 고마움을 전한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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