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펀문학상 심사평
오밀조밀 언어의 다양한 협곡을 드나드는 기술
강은교(시인, 동아대 명예교수)
조창용(시인, 사이펀문학상운영위원장)
올해로 6회를 맞는 「사이펀문학상」 심사를 보면서 순도 높은 작품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 본심에 오른 분들은 현재 우리 문단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분들로 권민경, 김수우, 김왕노, 김점미, 김정수, 리호, 박춘석, 백인덕, 송유미, 안민, 안상학, 전영관, 조말선, 천병석 등이었다. 이 분들의 시는 누구에게 수상자를 결정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한편이 좋으면 한편이 눈 밖으로 나는 등 고르지 못한 작품들이 눈의 티가 되는 분들이 몇 분 있어 다시 꼼꼼히 볼 수밖에 없었다.
시적 내밀성에 초점을 둔 서정시와 현대시의 특징 중 하나인 기호적 시법 등 다양한 시들을 일별하면서 《사이펀》에 발표되는 작품들이 상당한 깊이와 폭을 넓히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권민경 김정수 안민 조말선 네 분의 시들을 두고 고심한 끝에 조말선의 「환대」를 결정했다.
조말선 시인의 「환대」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시적면모를 갖추고 있다. “둥근 아치형”과 “능소화”의 두 이미지를 축으로 하여 오밀조밀 언어의 다양한 협곡을 드나드는 기술이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시적 긴장미를 떨구는 것도 아니다. 독자들이 이 시를 어떤 식으로 이해할지는 미지수지만 시인의 상상력이 마치 봄바람의 훈풍처럼 자유롭게 행간을 타고 다니는 것이 언어를 다루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다. “쌍욕”과는 변별되는 발랄성이 이 시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만큼 시적 내공이 차올랐다는 반증이리라. 함께 발표된 「이행」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수상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더욱 큰 문학의 여울을 퍼트리기를 빈다. 아울러 본심에 오른 모든 시인들에게도 크나큰 문운을 기원 드린다.